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 차가운 아침 공기에도 교문 앞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떨리는 표정의 수험생들이 교문으로 향하자 각 학교별로 응원을 나온 후배들과 학부모들이 “수능대박” “힘내라”고 외치며 힘을 북돋았다.
2026학년도 수능이 13일 강원도내 44곳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되며 도내 곳곳이 수험생들을 향한 응원의 물결로 출발했다.
춘천고교 교문 앞에선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수험생들을 맞이했다. 신 교육감은 교문을 지나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어깨를 두드려주면서 격려를 건넸다.
특히 1년여간 수능시험을 함께 준비해 온 고교 3학년 담임 교사들이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제자들을 응원하러 나온 이세진 봉의고 3학년 담임교사는 손난로를 나누면서 온기를 전했다. 이세진 교사는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 온 것들은 어떻게든 내 스스로에게 남는다고 얘기해주고 싶다”며 “수능 시험 한번 못 본다고 인생 안 망한다. 스스로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됐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강원사대부고 3학년 6반을 지도해온 윤상혁 교사도 “5분 정도 긴장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면 자기 실력을 다 발휘할 수 있다”며 “주변 사람들 신경쓰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를 잘 찾아서 전체 시험 시간을 잘 운용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학부모들도 떨리기는 마찬가지. 고3 딸을 시험장까지 바래다 준 학부모 유원규씨는 “내가 시험을 보는 것 처럼 나도 똑같이 떨린다”며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만큼 결과와 상관 없이 오늘 하루 무사히 시험을 잘 치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험장인 춘천여고 교문 앞. 춘천고·춘천여고·강원고·유봉여고 등 도내 일반계 고교 학생회로 꾸려진 응원단 50여명도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수능 화이팅! 수능 대박!”을 목 놓아 외쳤다. 추위 속에서도 귀마개를 끼고 야상점퍼를 여민 채 응원을 이어간 학생들의 열기로 수능날의 차가운 공기도 한층 녹아내렸다.
응원에 힘입은 수험생들은 한 손에 도시락통을, 다른 손에 수험표를 꼭 쥔 채 고사장으로 향했다. 수험생 이모(19)양은 “그동안 노력했던 것이 오늘 하루로 결정되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문 앞에서는 학부모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평소대로 하면 된다”,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며 자녀의 어깨를 토닥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학부모 박은경(48)씨는 “아침에 5만 원을 쥐여주며 ‘시험 끝나면 맛있는 거 사 먹어라’고 말했다”며 “그동안 묵묵히 노력해온 우리 딸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또다른 학부모 이혜진(50)씨도 “일교차가 커 걱정이 많았지만 학생들의 응원 덕에 오히려 온기가 느껴졌다”며 “우리 아이가 후회 없이 시험을 마치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1교시 국어 시험부터 시작됐다.
강원지역 응시자는 총 1만3,080명으로 지난해보다 9.2%(1,106명) 늘었다. 구성 비율은 재학생 76.6%, 졸업생은 19.3%,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는 4.1%다.
올해 강원도내에 설치되는 수능 시험장은 44곳, 시험실은 총 509실이며 시험실 당 수험생 수는 28명 이하로 배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