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홍콩 북부 타이포(Tai Po) 지역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65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실종 상태다.
당국은 과실치사 혐의로 건물 보수 공사 책임자 3명을 체포하고 홍콩 전역에서 대규모 보수공사 중인 아파트들의 안전상태를 점검했다.
27일 홍콩 소방 당국과 로이터·AFP·AP통신, 홍콩 성도일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2분(이하 현지시간)께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31층짜리 주거용 고층 아파트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시작된 불길은 8개 동 가운데 7개 동을 집어삼켰다.
사망자는 65명으로 늘었다. 내부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가 300여명에 달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는 홍콩이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악이자 1948년 176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화재 참사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소방처는 전날 오후 6시 22분께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경보 단계를 격상했다. 홍콩 반환 이후 5급 경보는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친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화재 당시 단지는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 시작된 보수 작업으로 인해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안전망이 불길을 빠르게 확산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당국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건물 공사업체 관계자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체포된 인원은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 등 남성 3명으로, 나이는 52세에서 68세 사이이다.
당국은 화재 당시 안전망, 방화포, 비닐막 등의 외장재가 불을 키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건물 외벽과 환풍구 등에서 불에 취약한 스티로폼이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주민들은 일부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콩 정부는 주민 대피를 위해 관광버스를 동원하고 인근 학교 건물을 임시 대피소로 개방했다.
현재까지 약 900명이 임시 시설에 수용됐다. 피해 단지는 총 8개 동 규모로, 2천 세대에 약 4천8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화재는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화재 희생자와 유족, 숨진 소방관에 위로를 전하며, 피해 최소화를 촉구했다고 관영 CCTV는 전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화재를 "대규모 참사"라고 규정하며, 대응 총력전을 지시했다.
홍콩 당국은 전날 오후 6시 22분 화재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격상했다.
5급 경보는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 발령된 것이다.
한편, 다음달 7일로 예정된 입법회(의회) 선거와 관련한 모든 공식 활동은 중단됐으며, 존 리 장관은 선거 연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오는 28~29일 열릴 예정이던 ‘엠넷 마마 어워즈(MAMA AWARDS)’ 등 여러 행사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부는 대형 인명사고로 번진 홍콩 아파트 화재로 인한 한국인 피해는 아직 파악된 바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며 "현지 우리 공관은 홍콩 관계 당국과 소통하며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지속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