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출신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지형근(60) 부사장이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건설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위기 관리 능력과 조직 장악력을 입증받았다는 평가다. 특히 꾸준한 고향 사랑을 실천해 온 그의 행보가 이번 재신임과 맞물려 지역 사회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물산은 27일 단행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10명, 상무 21명 등 총 31명 규모의 승진 및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지 부사장은 현직 유지가 확정되며 조직 안정화의 키를 계속 쥐게 됐다.
업계에서는 지 부사장의 연임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과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교차한다. 통상 대기업 임원, 특히 부사장급의 교체 주기가 빠른 점을 감안할 때, 2021년 부사장 승진 이후 5년 넘게 자리를 지키는 것은 탄탄한 입지를 방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 부사장은 2021년 당시 함께 승진했던 부사장단 중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장수 사령탑’으로 꼽힌다.
현재 건설부문 내 중책인 ‘국내사업지원실’을 이끌고 있는 지 부사장은 급변하는 건설 환경 속에서 프로젝트 리스크를 관리하고, 협력사와의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임무다. 2023년 조직 개편 당시 상생협력팀이 분리·재편되는 과정에서도 잡음 없이 조직을 안착시킨 리더십이 이번 연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경영자로서의 냉철함 뒤에는 고향 강원도를 향한 뜨거운 애정이 자리하고 있다.
지 부사장은 단순한 출향 인사를 넘어 ‘기부천사’로 통한다. 2011년부터 강원인재원과 강원학사, 고향 홍천군의 장학금 및 고향사랑기부금 등으로 사재 약 3억 4,000만 원을 쾌척해 왔다. 일회성 보여주기식이 아닌 10년 넘게 이어온 진정성 있는 나눔이다. 첫 월급부터 드러나지 않게 이어온 30여 년간의 기부액은 5억 원을 넘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에는 ‘홍천군민대상’과 2025년 강원특별자치도 사회공헌장 ‘희망나눔’ 부문을 잇달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와 산업계에서는 그를 “성공한 기업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모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1965년 홍천 내촌면에서 태어난 지 부사장은 춘천 강원사대부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삼성물산 입사 후 그룹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마케팅팀 등 그룹의 컨트롤타워와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전략통’이다.
지 부사장은 이번 연임과 관련해 “엄중한 경영 환경 속에서 다시 한번 책임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며 “사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고향과 지역 인재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기여하는 방법도 잊지 않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