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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창원 모텔 흉기난동 20대, 호감 느낀 여중생에 남친이 있다는 말 듣고 범행 추정

오픈채팅방으로 범행 2주 전 피해자 알아…경찰, 휴대전화 포렌식 등 범행 동기 조사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 앞에서 경찰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이날 오후 해당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2025.12.3 사진=연합뉴스

속보=지난 3일 경남 창원시 한 모텔에서 흉기 난동으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사건은 20대 피의자가 10대 여중생에게 호감을 느끼다 남자친구가 있는 것을 알게 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4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20대 피의자 A씨와 중학생들인 B, C양은 서로 약 2주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으로 처음 알게 됐다.

그 당시 한 차례 3명이 만난 뒤 B양에게 호감을 느낀 A씨는 여러 차례 B양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연락했다.

하지만 B양과 연락이 잘 안되던 중 사건 당일인 지난 3일 A씨는 C양에게서 B양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듣고는 그날 오후 2시43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모텔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했다.

A씨는 곧장 범행 장소인 모텔로 이동한 뒤 B양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며 불러냈다.

C양과 같은 중학생 친구인 D·E군과 놀던 B양은 A씨 연락을 받고 C양 등과 함께 A씨가 있는 모텔로 향했다.

당초 사건 현장에는 A씨와 B양, 그리고 이후 모텔에 들어간 D·E군 등 4명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 결과 C양은 B양과 처음부터 이들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C양은 오후 4시 24분께 모텔 입구에서 A씨를 만나 함께 객실로 올라갔다.

B양이 C양과 함께 오자 A씨는 C양에게 잠시 밖으로 나가달라고 해 C양은 문밖으로 나왔다.

이후 객실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리자 불안을 느낀 C양은 D·E군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이후 문을 열어준 뒤 C양 등을 안으로 들였고 시비가 붙자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모텔에서 A씨에게 B양과 함께 흉기에 찔린 D·E군이 모텔에 들어간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이 모텔은 정문에는 폐쇄회로(CC)TV가 있지만 D·E군이 들어간 후문에는 CCTV가 없다.

사건 당시 B양은 112에 전화해 별다른 신고 내용을 알리지 않았지만, 범행 상황이 수화기 너머로 들리게끔 경찰에 전달했다.

고함과 함께 "하지 마"라는 소리를 듣고 긴급상황으로 판단한 경찰은 창원소방본부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이후 C양도 경찰에 신고해 모텔 위치를 알려줬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한 당시 모텔 건물 앞에 A씨가 추락한 상태였으며 모텔 화장실 내부에서 B양과 D·E군이 흉기에 찔린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 4명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A씨와 B양, D군이 숨지고 E군은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이른바 '조건 만남'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숨진 이들을 부검하는 한편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으로 정확한 사망 원인과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 앞에서 경찰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이날 오후 해당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2025.12.3 사진=연합뉴스

한편 경남도교육청은 모텔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으로 도내 중학생들이 숨지거나 다친 사건과 관련해 애도를 표하며 긴급 심리 지원 등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4일 입장문을 내고 "피해 학생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중상을 입은 학생의 조속한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을 예기치 못한 폭력에 청소년들이 노출된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규정하고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사건 발생 직후 비상상황 보고 체계를 가동했으며, 관할 교육지원청과 연계해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등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본청 장학관 등은 학생 등교 시간에 앞서 피해 학생들이 다닌 학교를 찾아 이번 사건 여파로 인한 2차 피해 방지와 학습권 보호 등 학교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학교에는 '학교 응급심리 지원팀'을 투입해 학생과 교직원 대상 트라우마 예방 및 심리·정서 치료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또 교내에 '특별상담실'을 설치해 밀착 지원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향후 경찰 및 지자체와 협력해 학생 대상 범죄 예방 및 안전보장 대책을 강화하고, 숙박업소 등 다중이용시설에 청소년 보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안전 제일주의'를 바탕으로 철저한 재발 방지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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