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달 14일 청주에서 퇴근길에 실종됐던 50대 여성을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살인범 김영우(54)의 신상이 4일 공개됐다.
김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은 이날부터 30일간 충북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충북경찰청은 전날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김영우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심의위원들은 범행의 잔혹성과 피해의 중대성, 유족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에 대해 별도의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다.
충북에서 범죄자의 신상 정보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우는 지난 10월 14일 오후 9시께 충북 진천군 문백면 한 노상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 A(50대)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진천에서 오폐수 처리 등의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범행 이후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이튿날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 6시께 퇴근한 뒤 거래처 중 한 곳인 음성군의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김영우는 A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은 마대에 넣은 뒤 자신의 거래처인 음성군의 한 육가공업체 내 4m 깊이의 폐수처리조 안에 밧줄로 묶어 고정해 은닉했다.
살해 흔적이 남은 A씨의 SUV는 2곳 이상의 거래처에 옮겨 놓은 뒤 천막으로 덮어 숨겼다.
그러면서 거래처 업주에는 "자녀가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빼앗았다.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6시 10분께 청주시 옥산면의 한 회사에서 자신의 SUV를 몰고 퇴근하는 모습이 인근 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A씨의 차량은 실종 당일 밤 11시 30분께 진천군 모처에서 행적이 끊겼고, 휴대전화도 꺼진 상태였다
경찰에 A씨의 실종 신고가 처음 접수된 건 실종 이틀째인 16일이었다. 당시 A씨의 자녀는 "혼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A씨 가족들은 초기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전 연인 김씨와 자주 다퉜다. 김씨가 해를 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김영우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건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무려 3주나 지난 뒤였다.
김영우는 실종 당일 A씨 주변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알리바이가 없었다.
김영우는 당일 저녁 퇴근한 뒤 이튿날 오전 5시가 넘어서야 귀가했고, 10분 만에 다시 집을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미심쩍은 행적에 대해 그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 경찰은 뒤늦게 김영우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을 했고, 그 결과 사전에 도로 CCTV 위치를 검색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수사팀은 확보할 수 있는 일대 도로 CCTV 영상을 모두 분석해 A씨 차량과 같은 차종의 SUV를 걸러내고, 그 행적을 좇았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는 지난달 24일 김영우 거래처인 진천의 한 업체에서 문제의 SUV가 발견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경찰은 김영우가 이 차량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추적에 나섰고, 이틀 뒤인 26일 김영우가 SUV를 몰고 이동하는 장면을 포착해 당일 그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SUV 내에서 혈흔과 인체조직이 발견된 점을 토대로 김영우를 집중추궁했고,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죄명을 폭행치사에서 살인 혐의로 변경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