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마지막 한 주는 나에게 주는 보상의 휴가를 보낸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새해의 방향을 세우는 시간이다. 2025년은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었던 해였다. 특히 강원도에서 1년 넘게 근무하며 절감한 현실은, 지역 창업 생태계가 마주한 인프라의 격차와 '공정한 경쟁'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냉혹한 구조적 한계였다. 가진 것부터 다르고 출발선이 다르다.
우리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직원들은 강원도가 ‘로컬창업의 성지’라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로컬'이라는 용어를 선점하고 다수의 성공 사례를 배출해 왔다. 하지만, 다른 지역이 기술창업, 테크, 글로벌특구로 진화할 때, 과연 우리의 로컬산업은 강원도의 실질적인 경제활동 인구 증가와 인구 유입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는 이제는 답해야 한다.
최근에는 여행을 하면 이런 생각으로 시장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해외를 가면 가장 먼저 로컬 시장을 찾아서 먹거리를 사고, 현지인들이 즐겨 입는 옷을 입고, 여행을 체험하면서 지역을 좀더 가까이에서 보려고 한다. 이번에 태국의 치앙마이라는 도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한 많은 시사점과 도전을 주는곳이다. 치앙마이 어느 곳을 가든 젊은이, 외국인들로 거리에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전세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치앙마이의 힘은 어디에 있는가?
첫째, 로컬창업과 관광산업의 연결이다. 전세계 젊은이들이 올려 드는 곳의 특징은 현대적인 백화점이 있는 곳이 아니라, 그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곳이다. 태국의 치앙마이는 휴양도시이지만, 이곳으로 사람들이 몰려오는 이유는 로컬창업과 관광산업의 연결에서 오는 강력한 힘이다. 거리의 곳곳에는 야시장, 젊은 세프들의 다양한 새로운 실험, 독특한 테마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카페, 음식점들로 관광객이 넘쳐난다.
둘째, 로컬산업과 테크기술의 연결이다. 치앙마이는 시골이지만, 음식점들은 전세계 관광객들이 불편함이 없이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쉽게 QR, 키오스크로 주문할 수 있고, 현금 결제, 카드결제, 계좌송금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가장 눈에 뛰는 것은 테이블 QR을 통한 주문이다. 핸드폰으로 테이블의 QR을 스캔하면, 어느 나라의 외국인이든 언어적 장벽이나 소통의 불편함 없이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고, 신용카드,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셋째, 로컬창업과 문화예술, 그리고 SNS 홍보의 연결이다. 치앙마이 시내를 다니면 볼거리가 넘쳐난다.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을 관광객이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을 선물한다. 이곳을 찾은 젊은이들은 스스로 홍보대사가 되어 인스타그램과 SNS로 전 세계에 알린다. 이제 우리는 로컬산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비판적인 누군가는 로컬산업은 왜 성장하지 못하고 실패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먼저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이런 비판적인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로컬산업이 반드시 글로벌로 진출해야 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생계를 유지하고, 이웃을 고용하며, 관광객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한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있는 산업이다.
강원도 로컬산업은 관광산업, 테크산업, 나아가 다양한 문화예술 컨텐츠와 연결을 통하여 발전해야 한다.
더 나아가, 관광객이 스스로 SNS에 소중한 경험을 퍼 나르는 '자발적 홍보대사'가 될 수 있도록, SNS,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된 공간과 스토리를 설계해야 한다. 치앙마이의 거리가 활기로 넘쳐나듯, 우리 강원도의 골목도 로컬, 테크, 문화예술과 강력하게 연결되어 전 세계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때이다. 강원도 로컬산업의 미래는 강력한 연결의 힘에서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