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사설

[사설]‘산림수도 지키기’, 철저한 산불 예방에서 시작을

강릉에 장기간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불 발생 가능성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내려졌고, 31일에는 건조경보로 격상된 이후 현재까지도 해제되지 않고 있다. 실효습도가 26%에 머물며 화재 위험이 ‘매우 높음’ 수준으로 산정된 가운데 실제로 지난달 연곡면과 심곡리에서 잇따라 산불이 발생하며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강릉시가 산불조심기간을 한 달이나 앞당겨 산불상황실을 조기 운영하고 산불감시원과 진화대 투입을 확대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상황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도는 전국 산림의 21%를 보유한 ‘산림수도’이다.

이 같은 지리적 특성은 주민의 생활환경과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 차원의 산림자원 보전에도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산불은 이러한 강원의 정체성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인재(人災)가 겹치면 산불은 언제든 대형 재난으로 비화된다. 더욱이 강릉을 포함한 영동지역은 지형적 특성상 바람의 세기가 강하고 불씨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진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강릉시의 조치는 바람직하다. 읍·면·동별 감시 인력 배치, 불법소각 단속 강화 등은 기본적인 대응 체계 구축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책이 일회성이 아니라 체계화되고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불씨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한 주민 교육과 캠페인, 화목보일러 안전지침 배포, 산림 인접지역의 소각 행위 전면 금지 등 예방 중심의 정책이 병행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술적 대응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AI 기반 조기경보 시스템, 열영상 감지장비의 확대 설치 등을 통해 산불 발생을 조기에 포착하고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산불 감시체계의 디지털화는 광범위한 산림을 가진 도에 특히 적합한 방식이다. 과거에도 산불의 상당수가 인위적인 원인에서 시작된 만큼, 인간의 부주의를 기술로 보완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현재 지방정부만의 재정과 인력으로는 빈틈없는 산불 대응에 한계가 있다. 산불 예방을 위한 국비 지원 확대, 산림청과의 공조 강화, 산불 대응 장비 현대화 등이 필요하며, 대형 산불이 빈발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관리구역 지정을 통해 집중적인 예산과 자원이 투입돼야 할 때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