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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김병기·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연루 인물들, 메신저 탈퇴 후 재가입·휴대폰 교체 등 과거 기록 지우려는 정황 포착

경찰 출석 '김병기 탄원서' 前구의원 측 "1천만원 전달 외에는 주고받은 것 없어"

◇무소속 강선우 의원. 연합뉴스.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무소속 강선우 의원을 둘러싼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 나섰으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사이, 연루된 핵심 인물들이 메신저 재가입, 휴대전화 교체 등을 통해 과거 기록을 지우려는 정황들이 포착됐다.

8일 강 의원 금품수수 묵인 등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강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은 전날 밤 텔레그램에 재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의 번호를 저장한 사용자에게 신규 가입 메시지가 뜬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시의원이 한 차례 탈퇴한 뒤 재가입해 기존 대화 내역 삭제를 꾀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카카오톡상에도 전날 밤 김 시의원이 새 친구 목록에 등장했다. 이 또한 연락처나 아이디를 이용해 새로 친구 추가를 하거나, 이용자가 카카오톡에서 탈퇴 후 재가입 시 연락처를 이미 아는 사람에게 안내되는 알림이다.

김병기 의원 아내의 비서로 알려진 A씨도 이날 오전 텔레그램에 가입했다는 메시지가 표출됐다. A씨가 기존에 텔레그램을 사용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사가 한창 진행되는 중에 김 의원의 주변 인물인 그의 텔레그램 가입 알림이 발송된 것이다.

◇김경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제공.

김 의원이 전 동작구의원들로부터 공천헌금을 받거나 돌려줄 때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이모 동작구의원 역시 최근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i메시지' 상태 등으로 미뤄볼 때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아이폰으로 기기를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휴대전화 통신조회가 가능한 기간은 1년이다. 강 의원 사건은 2022년, 김 의원 사건은 2020년이기에 해당 기간의 통신 내역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시 사건 관련자 간의 통화나 메시지 등을 확보하려면 실물 휴대전화나 PC가 필요한데, 핵심 인물들이 과거 기록을 지우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과 관련된 의혹은 현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맡아 수사하고 있다. 수사력을 집중해 진행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이번 논란이 불거진 지 약 열흘이 지나도록 고발인 조사 등 초기 수사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물 증거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수사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늑장 수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의혹이 워낙 많아 기초 조사에도 시간이 계속 소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일 김 시의원이 제공한 1억원을 보관했다는 의혹을 받는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 B씨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며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했다.

이런 가운데 한 누리꾼은 김 의원이 동작구의원에게 공천을 언급하며 비서 업무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날 김 의원과 그의 아내, 지역구 사무실 관계자 등을 강요 및 협박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 동작구의원이 8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1.8 사진=연합뉴스

한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김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탄원서를 작성한 전 동작구의원 C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오후 1시 17분께 청사에 도착한 C씨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C씨의 변호인은 "탄원서 내용은 1천만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라며 "탄원서 내용 외에 주고받고 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의혹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C씨는 2023년 말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이수진 전 의원에게 '김 의원 측에게 공천헌금 1천만원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한 인물이다. C씨는 탄원서에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아내가 김 의원 아내에게 설 선물과 500만원을 건네자 "구정 선물로는 너무 많고 공천헌금으로는 적다"는 답을 들었으며, 같은 해 3월 김 의원의 최측근 구의원을 통해 동작구청 주차장에서 다시 1천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돈은 약 석 달 뒤인 6월 김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다시 돌려받았다는 게 C씨 주장이다.

C씨의 탄원서는 이수진 전 의원의 보좌관이 당시 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실 보좌관이던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전달됐으나, 감찰이나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찰은 C씨를 상대로 탄원서에 적시된 금품 전달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같은 탄원서에서 김 의원 아내에게 2천만원을 전달했다가 돌려받았다고 주장한 전 동작구의원 D씨도 오는 9일 경찰 조사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 동작구의원이 8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1.8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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