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할 뻔했으나, 저녁 무렵 몰아친 눈보라 덕분에 불길이 급격히 약해지며 확산 위기를 넘기고 주불이 진화됐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산불은 10일 오후 3시 15분께 의성군 의성읍 비봉리 해발 150m 야산 정상에서 발생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화재는 강한 서북풍을 타고 안동 방향으로 확산하려 했고, 인근 마을 주민 약 343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당시 현장에는 순간 최대풍속 초속 6.4m, 평균 풍속 4.7m의 강풍이 불고 있었고, 습도는 33%로 낮았다.
의성군 전역에는 이미 오전부터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던 상태였다.
의성군은 산불 확산 조짐에 따라 오후 3시 41분 소방 대응 2단계, 오후 4시 30분 산불 대응 2단계를 잇달아 발령하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진화 작업에는 산불 진화 헬기 10대가 투입됐으나 강풍으로 인해 일부는 이륙하지 못했다.
지상에는 산불 진화차와 지휘차 등 차량 52대와 의성군 직원, 산불 진화대, 소방당국, 경찰 등 총 315명이 투입돼 민가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주력했다.
산불 영향 구역은 총 93㏊로 파악됐다.
불길이 안동 쪽으로 번지자 의성읍 오로리·팔성리·비봉리 주민들에게는 의성체육관으로 선제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이후 각 마을회관으로 대피 장소가 조정됐다.
인근 안동시도 길안면 주민들에게 재난안전문자를 보내 안전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상황은 오후 5시 45분께 급변했다.
산불 현장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화세가 급격히 약해졌고, 확산 우려가 컸던 불길은 빠르게 힘을 잃었다.
당국은 오후 6시 30분께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난해 봄 대형 산불의 기억을 떠올리며 불안에 떨었지만, 눈 덕분에 대형 산불로 번지는 것은 피할 수 있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오후 6시께 산불 진화 헬기가 철수할 무렵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며, "야간에는 인력을 집중 투입해 잔불 정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산림청은 주불 진화 이후 인력 913명을 투입해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에 들어갔으며, 대피 주민은 순차적으로 귀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불의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는 현재 조사 중이다.
과거에도 대형 산불이 눈과 비로 꺼졌던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2000년과 2022년의 '동해안 산불', 2024년의 '경북 산불' 등에서도 날씨 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의성 산불 역시 자연의 힘이 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