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 병원은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중대 민생 범죄인 만큼 보다 실효적인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
2026년도 보건복지부 소속 공공기관 및 유관 기관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이 내린 지시이다. 사무장 병원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분명히 규정한 메시지다. 단속과 적발 중심의 대응을 넘어 구조적으로 불법을 차단하라는 강한 주문이기도 하다.
사무장 병원은 의료인의 명의를 빌려 비 의료인이 병원을 운영하며 부당이익을 취하는 범죄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이 성실히 납부한 건강보험료를 조직적으로 편취한다는 점에서 의료 질서와 건강보험 제도를 동시에 훼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장 병원은 십 수 년째 반복되고 있으며, 기존 대응만으로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왔다.
그동안 공단은 사무장병원 근절의 최전선에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방대한 보험청구 데이터를 분석해 불법 의심 기관을 선별하고 현장조사와 고발, 행정소송과 민사환수를 통해 부당이득을 회수해 왔다. 실제로 다수의 사무장 병원 적발은 공단의 분석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는 공단이 해당 범죄의 구조와 수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기관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공단에는 직접적인 수사권이 없다. 범죄혐의를 확인해도 수사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수사 지연과 증거인멸, 폐업 명의변경을 통한 책임회피가 반복되어 왔다. 그 결과 환수율은 8% 내외로 턱 없이 낮고 사무장 병원은 여전히‘걸려도 남는 범죄’라는 왜곡된 인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폐해를 근절하기 위한 대통령의 지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특별 사법결찰권 부여, 즉 특사경 지정이다.
사무장 병원은 보험청구 구조, 의료기관 운영실태, 자금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실체가 드러나는 지능형 범죄다. 이러한 범죄에 공단보다 적합한 대응 주체는 없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공단 특사경 지정은 행정부의 의지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한 입법 결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특사경 지정에 대한 논의가 반복되어 왔지만, 이해관계 조정과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가 해야 할 역할은 명확하다. 공단 특사경 지정의 필요성과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권한 남용에 대한 통제 장치를 병행하되, 실질적인 수사권 부여를 통해 범죄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특정 기관에 권한을 몰아주는 문제가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과 의료 질서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다.
대통령의 “사무장 병원을 뿌리 뽑으라”는 지시가 구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 길은 분명하다. 건보공단 특사경 입법이다. 그것이 사무장 병원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대통령의 지시를 현실로 만드는 유일한 해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