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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李대통령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 SNS 글, 캄보디아 문의 뒤 삭제…野, “국제적 망신” 맹비난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캄보디아 현지에서 온라인 스캠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들에 대한 경고 글을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3일 ‘법률 위반’, ‘국제적 망신’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캄보디아 정부가 이 대통령이 캄보디아어로 ‘한국인을 건드리면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쓴 SNS 글에 대해 우리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 사실을 보고 받고 지금은 그 글이 슬쩍 삭제됐다고 하는데, 이는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지난 1월 12일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 성 착취 범행을 저지른 사기 범죄 조직원 2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장에서 검거된 조직원들과 증거품들. 2026.1.12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납치 사건은 기본적으로 중국 범죄 조직이 자행한 범죄인데, 이를 캄보디아어로 경고하면 캄보디아 정부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청와대나 외교부 참모 누구도 직언하지 못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없이 가벼운 ‘이재명식 SNS 정치’가 경제·외교·사회 전 분야에서 좌충우돌 사고를 치고 있다"며 "즉흥적인 메시지로 설탕세 논란을 일으켜 관련 업계에 혼란을 줬고, 부동산에 대해서는 ‘마지막 기회’ 운운하며 협박성 메시지를 내 시장 불안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3

같은 당 안철수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백히 법적 절차를 거쳐 보존되어야 하는 대통령기록물임에도, 자의적으로 삭제한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대통령으로서 공적 기록물을 사적 계정에 남기는 것은 위법 아닌가? 李대통령의 SNS 정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음을 스스로 인증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나 의원도 SNS에 올린 글에서 "'패가망신' 운운하며 호기롭게 날린 SNS 경고장이 결국 상대국 정부의 문제 제기를 부르고 곧바로 삭튀(삭제하고 도망치는)하는 국제적 망신으로 귀결됐다"면서 "이 대통령식 'SNS 삭튀'를 방지할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또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고,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국민과 역사 앞에 명확히 남기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국가의 약속이다.

그 약속을 함부로 지우고 감추는 권력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캄보디아 현지 중국 범죄조직도 이제는 한국 경찰의 단속이 두려워 한국인 조직원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기사를 소개하며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 빈말 같습니까"라며 초국가 스캠 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 지침을 강조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어인 크메르어로도 같은 내용을 썼다.

그러자 캄보디아 측은 신임 김창룡 주캄보디아 대사에게 이 대통령이 크메르어로 글을 작성한 의미에 대해 문의했고, 김 대사는 '범죄집단이 영어나 한국어를 모를 테니 크메르어로 경고메시지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

외교부 당국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단속) 성과를 평가하고 온라인 스캠 범죄를 끝까지 추적해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캄보디아 측의 문의 이후 이 대통령 엑스에서 해당 글은 삭제됐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삭제 이유에 대해 "충분히 홍보됐다고 판단하셔서 삭제한 걸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캄보디아 측이 김 대사를 통해 외교적으로 항의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통상적 소통이었으며 (항의의 의미가 담긴) 초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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