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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신선식품이 경쟁력인데…” 전통시장 상인들 한숨

정부,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 추진
두부·수산물·과일 등 매출 타격 우려
“대기업-소상공인 상생책 마련해야”

◇9일 춘천시 동부시장의 한 두부 가게에서 상인이 갓 나온 판두부를 자르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정부가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허용을 추진하자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새벽 배송의 주요 수요가 신선식품에 집중된 만큼, 그동안 재래시장이 유지해온 신선식품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춘천시 동부시장의 한 두부가게. 27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봉우(65) 사장은 “신선식품까지 새벽배송이 가능해지면 당일 아침에 만들어 파는 순두부나 즉석두부 수요가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수산물가게를 운영하는 강모(66)씨도 “매일 아침 손질하고 간을 해놓은 고등어를 집으로 받아볼 수 있다면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8일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2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도입된 대형마트 규제가 14년 만에 완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법 개정 시 대형마트가 주문을 받아 새벽배송을 하거나 물류거점처럼 운영하는 방식도 가능해지며, 그동안 쿠팡이 독점해온 새벽배송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조치를 ‘쿠팡 독점 해소’로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실질적 수혜는 시장 지배력이 큰 대형마트가 가져갈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지역 소상공인의 경우 전통시장이 이미 의류·잡화 등 여러 품목에서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신선식품 판매만이 남은 핵심 생계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극상 강원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쿠팡 견제를 명분으로 한 정책이 오히려 기존 유통 공룡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24시간 운영까지 현실화되면 전통시장은 물론 일반 상권 전반에 장기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부시장에서 27년째 두부 가게를 운영하는 이봉우(65) 사장은 정부의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추진 소식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사진=고은기자
◇생굴, 꼬막, 조기 등 각종 수산물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9일 오후 방문한 춘천시 후평일단지시장 과일가게. 사진=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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