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용지표가 다시 얼어붙었다. 강원지방데이터지청이 최근 발표한 ‘2026년 1월 강원특별자치도 고용동향’에서 도내 실업자는 5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늘며 다시 5만명을 넘어섰다. 실업률도 6.5%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숫자는 건조하지만 거리의 공기는 더 차다. 한때 1만8,000명까지 내려갔던 실업자가 몇 달 새 급반등했다는 대목은 반짝 회복이 얼마나 허약했는지를 드러낸다. 경기는 파도라지만, 이번 출렁임은 바람이 아니라 체력 저하의 신호에 가깝다. 산업의 근육이 빠지면 통계는 늦게 울고, 삶은 먼저 흔들린다. ▼흙을 쌓아야 산이 된다. 제조업과 건설업은 지역경제의 흙과 같다. 그러나 제조업 취업자는 15개월째 줄고, 건설 현장과 일용직도 냉기를 버티지 못한다. 전기·운수·통신·금융까지 감소 폭이 커졌다. 흙이 깎이면 산은 낮아진다. 소비가 움츠러들고 자영업이 흔들리는 연쇄는 낯설지 않다. 뿌리가 약해지면 나무는 계절 탓을 할 수 없다. ▼더 심각한 대목은 ‘쉬었음’ 인구의 급증이다. 구직을 접고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 이들이 늘어난다는 뜻이어서 단순 실업보다 사회적 비용이 크다. 청년층이든 중장년층이든 ‘일할 의지’가 ‘포기’로 바뀌는 순간 지역은 활력을 잃는다. 고용 안전망과 재취업 지원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자리가 있어야 사람이 돌아오고, 사람이 있어야 기업이 투자한다. ▼이 문제 해결의 핵심은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즉, 해법은 복잡해 보이지만 방향은 단순하다. 예산을 쪼개 숫자를 맞추는 방식으론 한파를 넘기지 못한다. 민간의 숨을 틔워야 한다. 설비 투자와 기술 고도화가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게 금융·세제·판로를 묶고, 공공 인프라는 지역업체 참여를 넓혀 일의 온기를 남겨야 하지 않을까. 관광은 체류로, 청년 정책은 기술과 취업의 연결로 바꿔야 할 때다. 바람을 탓하기보다 불씨를 살려야 한다. 겨울은 길어도, 장작을 쌓는 손까지 얼어붙게 둘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