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언중언

[언중언]도여성단체협의회

◇일러스트=조남원기자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힘은 때로 부드러움에서 나온다. 삭풍(朔風)이 몰아치는 광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결기보다 묵묵히 지역의 실핏줄을 타고 흐르는 헌신이 세상을 바꾸는 법이다. 강원 여성들이 걸어온 길이 그랬다. 지난 23일 춘천 미래컨벤션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여성단체협의회(도여협) 제42·43대 회장 이·취임식은 그 면면히 이어져 온 ‘부드러운 힘’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현장이었다. 안정희 회장이 내려놓은 회기(會旗)를 최선녀 신임 회장이 이어받았다. 강원 여성의 권익 증진과 복지 향상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넘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강원특별자치도’라는 거대한 배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이 그 안에 담겨 있다. ▼도여협의 지난 여정은 강원 현대사의 굴곡과 궤를 같이한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역 공동체를 보듬었고, 소외된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특히 전임 안 회장의 임기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이라는 역사적 전환점과 맞물려 있었다. “강원 여성의 애정과 헌신으로 완주할 수 있었다”는 퇴임사의 한 대목은 개인의 소회를 넘어, 지역 발전을 위해 발로 뛴 모든 강원 여성에게 바치는 헌사로 들린다. ▼이날 행사장에는 김진태 도지사와 김시성 도의장을 비롯해 지역 정·관·사회계 인사들이 대거 집결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지난 9일 국회 앞 집회에서의 ‘삭발’ 일화다.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머리카락을 깎았던 도지사와 도의장의 결기 뒤에는 그들을 지지하고 동행했던 여성계의 든든한 연대가 있었다. 여성들의 섬세한 리더십이 투박한 행정의 빈틈을 메울 때 비로소 강원특별자치도는 완성된다. ▼최 신임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지금 강원은 인구 소멸의 위기와 경제 활성화라는 해묵은 과제 앞에 서 있다. 이 난제를 풀 열쇠는 결국 ‘사람’이며, 그 중심에 여성의 역할이 있다.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도여협이 그 목소리의 확성기가 되고, 때로는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