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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출생아 13년 만의 반등, 강원 ‘저출생터널’ 탈출하나

강원특별자치도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지역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1.4% 늘어난 6,683명을 기록했다. 2012년 이후 13년 동안 쉼 없이 이어지던 내리막길을 멈추고 마침내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합계출산율 역시 0.91명으로 올라서며 ‘역대 최저’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피했다. 이번 반등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30대 여성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여기에 도내 혼인 건수가 2년 연속 오름세를 보인 점은 향후 출산율 유지에 낙관적인 기초 자산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표 이면에 가려진 그림자를 직시해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도내 시·군별 극심한 ‘출산 양극화’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원주(2,000명), 춘천(1,500명), 강릉(800명) 등 이른바 ‘빅3’ 도시가 전체 출생아 수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며 반등을 견인했다. 반면, 태백, 횡성, 영월 등 9개 시·군은 연간 출생아 수가 100명 안팎에 머무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화천군의 사례는 뼈아프다. 셋째아 이상 기저귀 지원, 수도요금 감면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음에도 출생아 수가 35.5%나 급감했다. 이는 현금성 지원이나 단발성 복지만으로는 인구 구조의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기에 역부족임을 시사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데드크로스(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현상)’의 고착화다. 지난해 강원자치도 사망자 수는 1만4,548명으로, 출생아 수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이로 인해 7,900명의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조사망률(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 9.6명은 전국 상위권 수준이다. 아이 울음소리가 조금 커졌다고는 하나, 고령화로 인한 인구 유출과 소멸의 속도는 여전히 출산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뜻이다.

지금의 반등을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보육 서비스의 질적 혁신이다. 아이만 낳으라고 독려할 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겪는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 그리고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이다. 젊은 층이 지역에 머물며 가정을 꾸리려면 안정적인 소득원이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의료 인프라 확충이다. 분만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가 없는 시·군에서는 아무리 지원금을 줘도 아이를 키울 수 없다. 지자체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 시·군별 격차를 해소할 정교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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