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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초점]통합 강원대의 거버넌스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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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선섭 전 강릉원주대 총장

2026년 3월1일 국립강릉원주대와 강원대가 통합돼 새로운 강원대로 출범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의 위기에서 지역발전과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양 대학의 통합은 강원특별자치도민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진행됐다.

필자는 국립강릉원주대 총장 재임 시 강원대 김헌영 전임 총장과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하고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통합의 기본 틀을 마련한 다음 통합대학교의 명칭과 시기, 초대 통합대학교 총장 선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후 세부 사항을 차기 총장에게 이양한 바 있다.

물론 통합의 세 가지 기본 사항은 결과적으로 이행됐지만 통합 과정 및 통합 이후에도 지속적인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통합 합의 이후 2년여의 준비 기간이 있었음에도, 양 대학 집행부가 구성원의 합의를 토대로 통합대학의 운영체계와 제도적 기반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양 대학의 통합에 있어서 캠퍼스별 특성화 전략이나 캠퍼스 간 동등성, 학사구조개혁의 미흡함도 거론되지만 가장 중요하게 제기되는 쟁점은 거버넌스 문제로 캠퍼스총장 직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의 통합은 대학 거버넌스 문제로 한정했을 때 과거 강원대와 삼척대 및 강릉대와 원주대의 통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통합 과정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극복하고 모든 캠퍼스가 상생할 수 있는 필수요건 중 하나가 캠퍼스 운영의 자율권을 갖는 캠퍼스총장 제도의 도입이었다.

최초 통합보고서(안)에 명시된 캠퍼스총장은 타 대학의 부총장(강의 의무가 있고 공관이나 전용 차량 제공 등의 혜택이 없음)과는 달리 일정 권한을 위임받아 캠퍼스를 책임지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였다. 이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Chancellor 제도를 참고해 설계한 것으로, 법제화를 통해 실질적 권한과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 전제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법적 기반이 마련되지 못하면서 캠퍼스총장의 권한과 위상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로 인해 일반 부총장과의 실질적 차별성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강릉캠퍼스는 기존 총장 중심 체제에서 캠퍼스 단위 운영 체제로 전환되며 위상 축소를 체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실망도 적지 않다.

국내 최초의 1도 1국립대학이라는 혁신적인 통합모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캠퍼스총장 법제화 노력을 계속해야 하겠지만 법제화 실현이 단기간 내에 이뤄지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플랜 B를 가동해야 한다.

현재처럼 통합총장이 캠퍼스총장을 임명할 경우 각 캠퍼스별로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상위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제화에 필적할 만한 임명 방법, 권한과 책임의 범위, 예우 방법 등을 학칙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직선제와 임명제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는 만큼 대학의 열린 광장의 정신으로 구성원의 논의와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동시에 권한과 자율성 확대 논의는 대학발전을 전제로 한 책임 성과의 균형 속에서 매우 신중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조속한 거버넌스 체계의 합리적 정비를 통해 캠퍼스 운영의 신뢰와 안정을 확보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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