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구체적인 시기와 절차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홍 수석은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과 정치 검찰에 의해 자행된 불법행위 및 부당한 수사가 상당 부분 밝혀졌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특검 수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세부적인 절차나 시기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더 신중한 숙의가 필요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시기 등도 숙의에 따른 민주당의 판단 영역으로 남겨뒀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기와 절차는 당에서 알아서 판단해 결정하라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국정조사나 특검과 관련한 것은 당이 알아서 해 왔고, (앞으로도) 당이 필요한 절차를 밟으면 된다”고 말했다.
특검의 이 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 취소 권한과 관련한 질문에는 “여기서 제가 드릴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공소취소 특검은 도둑이 경찰을 임명하는 격”이라며 “도둑이 임명한 경찰이 도둑의 범죄를 없던 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수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상당히 제한되는 건 인정하지만 숫자가 많다고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 대해서는 의석수와 상관없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내에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어떤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4일 의원총회를 열어 조작기소 특검법안의 문제점을 따지고 대응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법안 발의 당시 이달 중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현실적으로 지방선거 이전 국회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방선거 ‘격전지’에 출마하는 일부 여당 후보와 수도권 의원들은 선거 전에 특검법안을 밀어붙이다가 중도층 표심이 이탈하거나 보수층 결집에 힘을 보탤 수 있지 않겠느냐며 우려하고 있다.
한 수도권 출마자는 “왜 하필 지금 특검법안을 통과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표 하나하나가 중요한 상황에서 지도부가 현장에서 뛰는 후보들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수도권 한 의원은 “특검법 처리가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도부가 세밀하게 전략을 못 짜고 아쉬운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원총회를 거쳐 ‘지선 이후 특검법안 처리’로 의견이 모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검법안이 상정되더라도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맞선다면 민주당의 부담은 커진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를 종결하려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 소속 재적의원은 152명이다. 진보 정당과 무소속 의원 20명 이상이 찬성해야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이 지방선거 연대와 후보 단일화를 두고 조국혁신당·진보당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토론 종료를 위한 범여권 정당의 공조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