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문화일반

강원의 대지가 품은 거장들…동시대 미술의 ‘시원(始原)’이 되다

읽어주는 뉴스

강원문화재단 기획전… ‘시원(始原)의 숨결을 따라 : 20인의 강원 이야기’
전광영·황효창 등 한국미술계 별들 총집결…강원 서사 담은 거장들의 귀환

“그네들 유년의 몸과 마음이 기억하고 있는 고향의 그 흙과 바람의 전령들이 어느 날 술렁이며 일어설 때, 아티스트들은 비로소 크레이티브, 그 신명의 날개를 펼쳤으리라. (전상국 작가 서문 中)”

◇전광영 作 Aggregation 19-JA002, 229X183cm

대한민국 동시대 미술을 상징하는 거장들이 각자의 예술적 발원지인 ‘강원’을 사유하며, 창작의 근원과 삶의 궤적을 조명하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된다. 강원문화재단은 오는 28일부터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기획전 ‘시원(始原)의 숨결을 따라 : 20인의 강원 이야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의 화두는 단연 작가들의 삶에 투영된 강원의 정체성이다. 홍천 출신의 세계적인 한지 조형작가 전광영은 어린 시절 한약방에서 본 종이 꾸러미의 기억을 ‘보자기’라는 독창적인 오브제로 승화시켰다. 그의 작업은 강원의 토착적 정서가 어떻게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황효창 作, 상생도Ⅱ, 2001. 캔버스에 유채. 100×100cm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서민들의 애환을 인형의 형상에 투영해온 황효창은 시대의 아픔을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듬으며 강원 미술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자처한다. 여기에 존재의 근원과 생명의 본질을 깊이 있는 마티에르와 성찰적 시선으로 풀어내는 김명숙의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삶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고고학적 상상력으로 ‘유토피아’를 그리는 임근우 역시 고향 강원의 자연에서 길러낸 생명 에너지를 현대적 몽유도원도로 펼쳐 보이며 전시의 풍성함을 더한다. 특히 ‘양구출신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정신을 계승하는 박수근미술상 수상 작가 이재삼, 김진열 작가의 참여는 기획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임근우 作, cosmos-고고학적 기상도(루시와의 키스), 2018. Mixed media. 240×480cm

이번 전시의 가장 큰 성취는 2025년 한 해 동안 진행된 ‘대면 채록’을 통한 아카이브 구축에 있다. 신지희 강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20인의 작가를 직접 만나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했다. 신 위원은 “거대 담론이 사라진 시대에 작가 개인의 삶에서 길어 올린 ‘살아있는 이야기’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보편성을 지닌다”며, 이 기록이 지역의 경계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본향을 직시하는 소중한 자산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 예술인의 파편화된 소개를 넘어, 생애사적 기록을 공적 자산화함으로써 강원 예술의 브랜드 가치를 고양하려는 전략적 시도이기도 하다. 이번 강원문화재단 기획전은 지리적 연고라는 한계를 넘어 강원 미술의 로컬리티를 보편적 미학으로 변환시키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문화재단 기획전 ‘시원의 숨결을 따라’ 포스터

참여작가=△ 김명숙 △ 김진열 △ 김태호 △ 김한국 △ 백윤기 △ 백중기 △ 신철균 △ 안재홍 △ 양재건 △ 원인종 △ 이재삼 △ 임근우 △ 임태규 △ 장국보 △ 전광영 △ 전항섭 △ 정두섭 △ 한영욱 △ 홍성도 △ 황효창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