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3 지방선거를 지켜보며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4년간 지역의 살림살이와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선거였음에도, 정작 지역 현안보다는 네거티브 공방이 선거판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정책과 비전이 사라진 자리에 갈등만 남은 것 같아 씁쓸함이 가시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선거는 끝났다. 갈등을 접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당선자들은 축배를 들기에 앞서, 자신이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어떤 신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는지 엄숙히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일상에서 안고 있는 크고 작은 고민들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이제는 행동으로 진지하게 답해야 한다.
당선자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들으며 문득 어린 시절 운동회가 떠올랐다. 나는 달리기를 하면 여덟 명 중 고작 3등 정도를 하는 평범한 아이였다. 하지만 가족 이어달리기에서는 달랐다. 내가 먼저 30m를 숨차게 달려 바통을 넘기면, 달리기를 무척 잘하던 삼촌이 남은 30m를 바람처럼 달려 우리 가족에게 1등을 안겨주곤 했다.
그렇다면 그날의 1등은 누구였을까? 엄밀히 말하면 내가 1등을 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이 함께 1등을 한 것이다. 내가 앞에서 버텨주고 삼촌이 뒤에서 당겨주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이번 지방선거의 당선자들을 보며 문득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혼자 달려 얻은 승리보다, 누군가와 함께 달려 얻은 승리가 훨씬 많다. 정치도 그렇고, 직장도 그렇고,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전체가 그렇다.
문제는 남의 도움을 받는 데 있지 않다. 주변의 헌신과 도움으로 이뤄낸 성과를 마치 자신 혼자의 능력과 노력으로만 이룬 것처럼 착각하는 오만함에 있다.
특히 교육은 아이들에게 남을 이기고 1등하는 방법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자신이 당당하게 서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도움과 눈물겨운 헌신이 있었는지를 기억하는 법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인성교육의 출발점이다.
혼자 이룬 성공은 개인의 자랑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함께 이룬 성공에 감사할 줄 알고 그 공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은 주변의 존경을 받는다. 어쩌면 승리의 진정한 주인은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화려한 주역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바통을 이어주며 함께 땀 흘려 달려온 모든 평범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이번 선거에서 주민의 선택을 받아 당선의 영광을 안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아울러 그 승리의 뒤편에서 묵묵히 동행하며 뛰어준 수많은 지지자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노고와 헌신이 당선증의 무게만큼이나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바통을 이어받은 당선자들이 이제는 주민들을 위해 힘차게 달릴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