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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강릉향교의 문화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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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순 강릉향교 전교

강릉향교의 대성전 마당에는 ‘강릉문묘대성전 보물 제342호, 조선총독부’라는 표지석이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에는 국보가 없었고, 조선 최고 문화재는 보물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 중요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할 때 2008년 화재를 입은 숭례문은 보물 제1호였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 시행되고 숭례문은 제1호 국보가 된 것이다.

선조 때 사람 권문해는 ‘대동운부군옥’에서 “우리나라에는 본디 향교가 없었다. 고려 충선왕 때 강릉안렴사 김승인이 문묘를 화부산 연적암 아래에 설립했으며, 이어서 모든 고을에서 잇달아 짓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강릉향교를 문묘의 효시로 보았다.

‘강릉생활상태조사서’에는 강릉향교를 “600년전 고려 충선왕 때 강릉안무사 김승인에 의해 건립된 조선 최초의 문묘”라고 소개하고 있다. 강릉향교 건립 이전에는 우리나라 향교는 강학(講學) 공간만 있었고, 1313년 강릉향교에 학(學)과 묘(廟)가 함께 한 제향 공간을 만든 것은 전학후묘의 최초이다.

그 이전 고려초기에는 무신집권기로 정권이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몽골의 침략 등으로 나라가 쇠퇴해 유학교육을 중심점으로 한 향교 건립보다는 정방, 중방, 서방, 도방이 활성화되던 시기였다. 강릉향교를 처음 세운 목적은 유학이념을 가르쳐서 지방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이고, 한양의 관학 육성은 국가통치를 원활히 하기 위한 핵심수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강릉향교 대성전의 우수성은 보물 제214호로 유교 건축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물다. 강릉향교는 강릉의 임영관삼문과 함께 고려의 숨결을 잇고 있다.

멀리 노추산을 바라보면서 화부산의 소나무 월림을 차경으로 한 강릉향교 대성전은 713년의 역사를 지녔으며, 온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보호되고 있다. 주심포를 받치고 있는 대성전의 배흘림기둥은 목조예술의 백미이다. 기둥 밑 막돌주초와 그랭이공법, 툇보를 감싸고 있는 승두, 동서무의 사롱창, 두벌대 기단석, 예감석 등은 어느 향교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성이 있다.

133위 선현봉사(先賢奉祀)하고 있는 위패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유일하다. 기록유산으로 1411년에 서각 한 강릉향교의 ’문묘중건기문’이 잘 보존돼 있고, 유생이 명륜당에서 1791년부터 4년간 인의예지의 실천과 십초백장을 교육받으면서 날마다 일기를 쓴 김현호의 ‘치치암일록’이 발견됐다.

그리고 조선시대 강릉향교에서 성리학적 가치관을 필사한 4서5경 전질(300권), 광무 8년에 발간한 ‘공자성적도’ 2권(104면)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소중한 기록유산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강릉시는 최초로 향교 제향기능을 가진 대성전을 대한민국 국보로 승격시고, 언젠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켜 우수성과 독창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홍보할 날이 오도록 해야 한다.

이는 상전벽해를 바라는 향교의 근본적 변화이다. 2025년 1월에 강릉·부산 KTX 동해선이 완공되고 개통 반년 만에 누적 이용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동해안 관광의 새 시대’에 KTX 강릉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강릉향교는 정신적 문화적 깊이를 지닌 관광자원이 되고, 교통인프라 확충으로 접근성이 개선됐다.

강릉시 문화책임자는 강릉향교를 비롯해 품격 있는 로컬문화상품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는 지역 소멸을 막는 든든한 파제벽이자, 지역 민생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6·3지방선거도 조용히 마무리 된 지금, 시민들의 따뜻한 애향심도, 강릉을 위해 봉직하는 공무원들도 창조적 문화혁신이 필요하다. 변화의 물결 속에서 강릉향교 대성전을 국보로 신청하는 일은 명백한 급선무이다.

강릉향교가 가야 할 길은 문화의 발전 속도에 맞춰 유학을 통한 ‘인간성회복 교육’을 시켜야 한다. 유학서적에 담겨있는 도덕적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시민에게 알려주는 인성교육을 하는 것은 강릉향교의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아름답고 따뜻한 인간애가 넘치는 내용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많은 시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육을 실천함은 참으로 가치가 크다. 특히, 유학적 가치관 교육이 실천되는 강릉향교의 여러 교육기능이 현대철학과 만나 활성화돼 가고, 유교문화활성화를 통해 도덕적 사고력, 인성을 키우는 교육의 장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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