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제화' 통해 객관적 사실 보존 유지
미국에는 전직 대통령의 기념관이 많다. 제퍼슨, 링컨,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관(memorial)은 그 중 돋보이는 것들이다. 케네디, 포드, 카터, 레이건, 부시 전 대통령도 도서관을 겸한 기념관(library)을 갖고 있다.
■ 미국 대통령기념관 현황=미국에는 현재 수도인 워싱턴 D.C 국립 산책로(National Mall)에 4명의 전직 대통령의 기념관 또는 기념 조형물과 두 개의 전쟁 기념 조형물이 있다. 이 시설들은 연방 정부가 전액 국고를 통하여 건립한 것이다.
미국의 헌정사에서 수많은 대통령이 나름대로 업적을 남겼음에도 이들 네 명의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만 기념관 및 조형물을 건립한 것은 미국의 헌정사 발전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건립된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기념 조형물은 지난 1997년 5월에 완공됐다. 이곳의 유지 예산만 하더라도 1년에 129만2,000달러가 든다. 특히 이 기념물이 프랭클린 루즈벨트만이 아니라 그의 시대, 즉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이 있었던 시대를 기념하고 있다.
Presidential Library라고 불리는 미국의 대통령기록관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기록관이 건립된 1941년부터 시작됐다. 그 이후 각 대통령 별로 기록관이 설립돼 현재 10곳의 대통령기록관이 있다.
현재는 1930년대 이후 재직한 대통령 가운데 닉슨을 제외한 모든 이의 대통령기록관이 현재 건립되어 있다. 닉슨의 기록은 국립기록관리청(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에서 따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장하고 있다.
■ 대통령기록관법=미국의 국립기록관리청은 1955년 대통령 기록관에 관한 행정관리를 법령으로 만들 것을 의회에 제안했다. 의회는 청문회 등을 거쳐 그 해 8월 상하원 만장일치로 '대통령기록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서는 민간 차원에서 대통령 기록관을 세우고, 연방정부(국립기록관리청)가 이를 기증 받아 운영하는 시스템을 법제화했다. 이후 세워진 9개의 대통령기록관은 모두 이 법에 의거해 세워진 것이다.
이 법은 법의 적용대상을 법 제정 시점에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과 현직 및 미래의 대통령에게만 해당된다고 규정했다.
또 대통령기록관의 기록물 수집의 범위를 대통령이 공인으로서 공적인 활동을 하던 기간 중에 생산한 문서와 그를 수행한 측근 인사들과 집단의 기록으로 규정했다.
특히 전직 대통령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부각시키는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역사학을 전공하고 기록관리학 과정을 수료한 기록관리사(Archivist)들이 대통령 관련 자료의 수집과 보존 및 공개여부 등을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상명대 주진오(역사학)교수는 “한국의 정치문화 발전을 위해서라도 대통령 기록관 설립은 중요하다”며 “지금까지의 역대 대통령과 그 주변인물들의 기록, 그리고 그 시대와 관련된 국내외 기록과 증언들을 한 데 모아, 개인별 전시실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창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