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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특별기고]“최 前대통령 기념사업 도민운동으로 승화되길"


 강원도와 원주의 큰 별이었던 최규하 전 대통령 추모사업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살아 생전 기념 사업 논의가 있었을 때 고인 스스로 '원치 않는다'고 밝혀 다소 주춤했던 기념사업이 새국면을 맞고 있다.

 얼마전 구자춘원주시의원은 시정질문을 통해 최 전 대통령 기념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의원은 “원주지역 출신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한 최 전 대통령의 나라사랑과 청렴 결백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생가복원 및 전시관 건립을 위한 유품확보 등 기념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할 시기”라며 시차원의 추진 의지를 물었다.

 또 “2000년 최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추진했지만 당시 최 전 대통령의 국회 증언거부와 생존해 있는 사람의 생가복원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으로 중단됐다”며 “최 전 대통령이 고인이 된 지금 국가를 위해 고뇌하고 최선을 다했던 정신을 기리는 기념사업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지난 1990년대부터 최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추진해 온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1919년 7월16일 원주시 하리에서 태어난 최 전 대통령은 1946년 공직에 입문해 34년간 '헌신부난(獻身赴難)'이라는 좌우명처럼 몸을 바쳐 나라의 어려움에 맞서 조국 현대화에 초석을 다졌다.

 1968년 외무부 장관 당시 새해 벽두에 역사상 최초로 미국과 일본에 주재하는 수출진흥공관장 회의를 개최하고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우자'는 말로 수출을 독려했다.  또 같은 해에 벌어진 1·21 북한무장공비 남파사건, 푸에블로호 납북사건 등 안보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한·미 연례안보회의를 출범시켰다.

 1973년에는 대통령 외교담당 특별보좌관으로서 중동 석유파동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담판을 통해 중동건설의 붐을 조성했고, 국무총리 시절에는 미군철수의 유보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요즘 국내외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문제, 북한핵문제, 부동산 대책 등 헤쳐나가야 할 난제가 산처럼 쌓이는 상황을 감안하면 최 전 대통령이 생전에 보여줬던 외교적 경륜과 국정책임자로서의 업적이 더욱 돋보인다.

 최근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지표로서 최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김진선도지사는 최 전 대통령을 지인무기(至人無己)를 몸소 실천하신 분으로, 이계진 국회의원은 '원주가 낳은 큰바위 얼굴'로 추앙했듯 최 전 대통령이야말로 이 시대의 참 어른이며 도민의 큰 자랑이다.

 조국의 발전에 헌신하고 누란(累卵)의 위기에서 나라를 지켜낸 최 전 대통령의 역사적인 업적과 유훈은 영원히 계승돼야 하며 그 길만이 나라의 밝은 미래를 담보하는 최선의 길이요, 후손에게 물려줄 가장 값진 자산이다.

 지난 2000년말, 원주지역 13개 사회단체기 기념사업회를 구성, 기념관 건립과 생가복원 등 100억원 규모의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모금운동에 동문서주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최 전 대통령 서거 후 기념사업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됨에 따라 본 기념사업 회원들도 심기일전해 기념사업을 활성화시키고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본 기념사업회를 법인으로 전환해 정부지원의 발판을 마련하고, 올해안에 기념관 건립부지를 마련하는 등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사업계획에서부터 기념관 설계, 생가복원, 도내 곳곳에 남겨진 고인의 흔적을 보존하는 데에 원주시민은 물론 전 도민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해마다 추모제 행사를 비롯, 최 전 대통령을 재조명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해 명실공히 겨레의 사표로서 받들고자 하며 기념사업이 도민적 운동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

- 심상기 〈최규하 전대통령기념사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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