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 아이의 돌잔치를 찾았던 주부 이모(33)씨는 돌반지 대신 현금을 전했다.
이씨는 “금은방 몇 군데를 찾았지만 돌반지 가격이 10만원을 넘어 포기했다”며 “친분 때문에 옷은 부족한 듯해 금을 선물하려 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 현금으로 대신했다”고 했다.
최근 금값이 치솟자 금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다.
28일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돌반지용 3.75g의 가격이 10만4,000원가량으로 지난 2005년 6만1,000원의 두 배가량에 달했다.
당장 금 수요가 줄자 금은방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춘천지역 내 금은방은 60여개에서 절반인 30여개로 줄었다.
귀금속판매업중앙회 춘천시지회 관계자는 “3.75g당 5만∼6만원이었던 가격이 불과 2∼3년 만에 배가량 뛰었다”며 “이같은 가격상승은 그대로 수요 감소와 업계 불황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반면 금값 상승으로 금융권의 금 관련 펀드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금광업 펀드의 경우 최근 한 달간 1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제 금값이 198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관련 펀드의 인기도 높다”며 “하지만 금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커 금 관련 금융상품은 투자 보조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일부 부유층에서는 여윳돈으로 금괴를 구입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금은방 업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규모이지만 고가의 금괴를 구입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재산증식을 목적으로 하지만 부가가치세 등을 감안하면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치솟고 있는 금값은 당분간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25일 발표한 ‘최근 금값 상승 및 투자패턴 다변화’ 보고서를 통해 “향후 달러 약세기조 유지와 인플레이션 증대,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자산 다변화 등에 따라 금 가격이 1∼2년 이내에 온스당 1,000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물가가 뛸수록, 국제정세가 불안해질수록,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가격이 오르는 특성을 고려한 분석이다.
신형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