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80만
교육

[신문으로 공부합시다]가짜뉴스 시대의 신문읽기

권영부 동북고 수석교사

인터넷 뉴스과잉 부작용 잇따라

현대인 가짜뉴스에 잘못된 판단

정보 분별력 키워주는 교육 절실

일전에 뉴스 리터러시 강의를 하면서 뉴스 진위 테스트를 해 본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몇 개의 뉴스를 골라 진위를 묻는 문제였다.

뉴스 관련 시설과 단체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분들이라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쉽게 구분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나빴다. 가짜 뉴스를 진짜 뉴스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듯 우리는 가짜 뉴스를 진짜 뉴스처럼 여기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가짜 뉴스를 읽게 되면 가짜 생각을 하게 되고, 가짜 생각은 가짜 판단을 하게 된다. 나아가 가짜 판단은 가짜 여론을 형성하고, 가짜 여론은 대중의 판단을 흐리게 해 쟁점에 대한 엉뚱한 결과를 낳게 할 수 있다.

가짜 뉴스는 특히 10대 청소년들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스탠퍼드 교육학과 연구팀의 조사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12개 주의 10대 청소년 약 7,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학생의 약 82%는 '광고 콘텐츠'와 실제 뉴스를 구별하지 못했다.

10대들은 또 어느 언론사의 뉴스인가보다는 기사의 길이나 게재된 이미지에 따라 뉴스의 신뢰도를 평가했다. 고등학생의 40%는 기형적인 모양의 꽃 사진을 봤을 때, 사진의 출처는 보지도 않고 후쿠시마 원전사태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응답했다. 결국 출처에 대한 정확한 검증 없이 게시물을 판단하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후보 출마 발표 뉴스 중 실제 폭스뉴스 기사와 폭스뉴스와 유사한 가짜 사이트의 기사 중 어느 기사를 더 신뢰하는지 물었다. 고등학생의 30%는 가짜 사이트의 기사를 더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그래픽에 대한 설명이 충실하다는 이유에서다. 25%만 실제 폭스뉴스 기사가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결국 학생들은 출처보다는 그래픽과 같은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아 기사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뉴스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뉴스를 제대로 읽는 눈을 가지게 해야 한다.

인터넷 환경이 구축되면서 뉴스 과잉 생산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품질 좋은 뉴스를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게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이제 뉴스에 대한 분별력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짜 뉴스에 현혹돼 쟁점에 대한 오판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런 면을 고려해 단순히 뉴스를 교육에 활용할 게 아니라 뉴스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뿌리에 두고 능동적 활용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가짜 뉴스 때문에 정제된 뉴스 소스를 가진 신문 읽기의 중요성이 강조돼야 할 이유가 생겼다.

관련기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