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 푸는 힘' 아닌 '출제하는 힘'이 중요
진행성·다양성·관계성 함양교육이 본질
신문속 다양한 기사로 주도적 학습 가능
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참 많고 다양한데 실제 살아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친구가 한마디 던진다. '구구단!' 그 소리에 같은 자리에 있던 모든 친구가 웃으면서 박수로 동의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쯤 혼쭐나면서 외운 구구단은 오늘도 사용한다. 라면 5봉지 값을 계산할 때도, 호호 손 불어 가면서 먹는 붕어빵을 계산할 때도, 오랜만에 식구들과 먹은 짜장면 값 계산도 구구단 정도면 가능하다. 아이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한다. '왜 우리는 공부를 해야만 합니까?', '공부한 것이 어른이 돼서 어떤 도움이 됩니까?', '얼마나 더 많은 시험을 봐야 할까요?' 등이다. 이런 질문에 당당하게 답하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이다. 만약 부모가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무엇이라고 답할까?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질문이 너무 철학적이고 본질을 분명하게 찌르고 있지 않은가? 학교는 아이들에게 '21세기를 살아가는 힘'을 기르기 위해 교육한다고 말한다. 그런 21세기를 살아가라고 전 세계가 자기 나라의 아이들 교육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다. 왜? 답은 간단하다. '문제를 푸는 아이들'보다는 '문제를 출제하는 힘'을 가진 아이들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런 힘을 기르는 데 신문은 도움이 될까? 이런 관점에서 진행성, 다양성, 관계성을 살펴보자.
진행성이란 현재 진행형의 사회, 다양성은 아이들 각자가 가진 개성, 관계성은 세상의 배울 대상과 자신과의 관계를 말한다. 이들 중 그 어느 것도 교과 학습에서 배운 지식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국어도, 수학도, 사회도, 과학도 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 교과학습으로 충분하지 않기에 다양한 체험학습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다양하게 하는 이른바 비교과 영역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체험과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런 점에 근거한다. 올해부터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하는 '자유학기제' 운영이 대표적이다.
신문은 항상 현재의 진행 모습을 보여 준다. 신문 속에는 나 아닌 다른 여러 사람들 개성과 다양성과 의견이 존재한다. 사설에, 광고에, 스포츠 면에, 문화 면 등 곳곳에 등장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학습이 가능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학습력이나 배움에 대한 욕구는 자신과의 '관계성'을 이해하면서부터 발생한다. 신문은 이런 실천트레이닝의 가장 효과적인 학습 자료다. 신문은 활자 매체이며, 한번에 볼 수 있고, 스크랩이 가능하다. 이 점은 다른 매체에서 볼 수 없는 신문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신문 지면을 넘기면서 우리는 우리 사회와 주변 사람들과 접촉한다. 자신이 사회적 존재라는 것과 사회는 늘 다양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신문은 매일 주고 있다. 봄이다. 만물이 땅 위로 고개를 밀어내듯 내 아이와 신문을 펼쳐서 세상으로 고개를 내밀어 보자. 새롭게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