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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택배 찾으러 마을 회관” 미배송 사각지대 농촌 수두룩

/택배 미배송 지역 대책 시급/
홍천군 면 단위 지역 미배송 문제 답보 상태
마을회관까지도 안 와 인근 마을까지 가기도
경제성 문제 원인 … 군 대책 마련 간담회 개최

◇택배 미배송 지역인 홍천군 내면 방내2리 주민들이 이용하는 택배 보관함. 방내1리 마을회관 인근에 설치 돼 있어, 매일 이 곳을 오가며 택배를 찾고 있다. 사진 제공=김성한 방내2리 이장

【홍천】 홍천군의 일부 마을들이 택배 배송의 사각지대로 수년째 방치 돼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구매가 확산되면서 택배 미배송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정주 여건 문제가 됐다.

■전 가구가 택배 못 받는 마을 수두룩=화촌면 풍천1·2리의 150여 가구는 집에서 택배를 못 받고 있다. 주민들이 주문한 택배는 마을 진입로의 한 주유소에 쌓여있다. 택배사가 이 곳에 두고 가면, 주민들은 차를 타고 나와 찾아간다.

이원재 풍천2리 이장은 “요즘은 고령층도 택배 주문을 많이 하는데, 차량이 없는 가구가 많아 택배를 찾아가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내면의 방내2리, 명개리도 전체 가구가 집에서 택배를 못 받는 마을이다. 방내2리 주민들은 택배사가 방내1리 마을회관에 두고 간 택배를 찾아가고 있다.

김성한 방내2리 이장은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근로자들이 엉뚱한 택배를 가져가거나, 중요한 택배를 찾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경우도 흔하다”며 “국민 신문고도 두드렸지만, 10년 가까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내촌면, 두촌면, 서석면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제성 원인 … 군 대책 마련 나서=택배 미배송 지역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성 때문이다. 면 단위 지역의 택배 물량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데, 각 가정까지 방문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과 비용은 많이 드는 것이다.

A택배사의 홍천 대리점 관계자는 “택배 기사에게 할당 된 물량은 모두 당일 배송해야 하는데, 외진 곳에 있는 가구까지 갈 여력이 안된다”고 말했다.

택배 미배송 문제는 군수 읍·면 방문 간담회에서도 민원으로 제기됐다. 홍천군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군은 22일 재난상황실에서 택배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택배 미배송 지역 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다른 시·군도 겪는 문제여서 대정부 건의사항까지 될 수 있는 만큼, 200여개 마을별 실태 파악부터 시급한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택배사의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배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협력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본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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