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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37년 최장기 이장부터 청년·여성까지…남녀노소 경계없는 이·통장

강원도 마을행정 이끄는 3인3색 리더십
SNS 적극 활용해 투명·신속 정보 공유
37년 경력 발휘해 마을 숙원사업 해결
따뜻한 말 한마디로 정서적 공백 해소

◇김강훈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청년이장(왼쪽사진), 엄재완 영월군 한반도면 후탄2리 베테랑 이장(중앙사진), 이태옥 원주시 일산동 여성 통장(오른쪽사진)

강원도내 이·통장은 행정조직의 업무 지원, 산불 등 재난 예방활동 등 주민생활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업무는 쌓이고 있지만 충분한 보상은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지역 곳곳에서 여전히 주민 일생 생활 현장을 돌보고 행정과의 연결에 앞장서는 이장과 통장들이 주목받고 있다.

■평균 연령 66세 마을의 청년 이장=춘천시 남산면 방하리에는 ‘마을이 키운 조카’라 불리는 청년 이장이 있다. 20년간 이장을 맡아온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23년부터 3년째 마을을 책임지고 있는 김강훈(39) 이장. 디지털 친화력이 높은 청년의 장점을 살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지원사업과 마을 소식을 빠르게 공유한다.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 리더십으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김 이장은 ‘아름다운 강원도에 청년들이 많이 정착해 함께 봉사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김강훈 이장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을 도와드리고 노인 일자리 사업을 안내해드렸을 때 주민들 반응이 좋았다”며 “앞으로도 주민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이장이 되겠다”고 전했다.

■‘행정의 달인’ 엄재완 베테랑 이장=엄재완(72) 영월군 한반도면 후탄2리 이장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행정의 달인’으로 통한다. 35살에 시작해 무려 37년째 이장직을 맡아 크고 작은 숙원사업을 해결해왔다. 85세대가 거주하는 작은 동네지만 산 능선을 따라 다섯 개 마을로 흩어져 있어 주민들의 이동 불편이 컸다. 그는 비상차로 개설을 추진해 교통 불편을 해소한 일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주민 반대를 설득해 상수도 공사까지 추진, 갈등 조정 능력도 보여줬다.

엄 이장은 “사리사욕 없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젊은 청년이 용기 내 이장직에 도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웃간 연결 고리’ 이태옥 여성 통장=원주시 일산동에는 이태옥 통장(69)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다. 이태옥 통장은 젊은 층이 떠난 구도심에서 홀로 남은 노인들의 곁을 지키며 말벗이 돼준다. 그는 “나이가 들면 가장 힘든 건 외로움”이라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떤 도움보다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겨울이면 주민들과 김치를 담궈 홀로 사는 어르신 댁에 직접 가져다주고, 동네에 갈등이 생기면 누구보다 먼저 나선다. 그런 이 통장을 11년간 지켜본 주민들은 그에게 깊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여성 통장의 강점으로 섬세한 일처리와 친근함을 꼽으며 “정서적 공백을 메우는 일이 결국 이웃을 연결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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