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24일, 강원일보는 창간 80주년을 맞았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강원일보가 걸어온 80년은 곧 강원특별자치도의 삶과 시대정신을 기록해 온 시간이자, 지역 언론의 사명과 존재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 온 역사였다. 우리는 이 뜻깊은 날을 맞이해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언론 역할을 다시 새긴다.
강원일보는 1945년 광복 직후, 폐허 위에 희망을 세우려는 열망 속에서 창간되었다. 당시만 해도 지역 언론이라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강원일보는 창간 이래 ‘강원인의 눈과 입’으로서의 정체성을 견지하며,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 시대를 거쳐 디지털 전환과 AI 혁신의 문턱에 선 오늘에 이르기까지 강원일보는 언제나 지역의 현실을 직시하고, 시대의 과제를 성찰해 왔다.
특히 강원일보는 지역 언론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강원특별자치도만의 정체성과 의제를 전국적 담론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최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급변하는 행정 체계와 산업 구조 속에서도 본보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지역 현안을 발 빠르게 보도하며 강원인과 함께 호흡해 왔다. 소멸 위기의 농어촌 의료 문제, 군 지역 일자리 양극화, 산불과 재선충병 등 산림 재난, 지역 벤처펀드 조성과 첨단산업 육성, 그리고 수도권과 강원을 잇는 철도망 확충에 이르기까지 강원일보는 단순한 전달자가 아닌 문제 해결의 동반자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새로운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미디어 생태계는 유례없는 변화 속에 있다. 가짜뉴스와 알고리즘 편향, 뉴스 소비의 단편화 등 언론 본연의 기능이 위협받는 시대다. 특히 지역 언론은 자본과 인력, 독자 기반의 측면에서 구조적인 도전에 대응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강원일보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깊고 정확한 보도, 더 공정하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도민의 삶과 강원의 앞날을 비추는 일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언론의 역할은 단순한 비판이나 중계에 그치지 않는다. 공동체의 이익을 앞세우며, 권력에 대한 감시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진정한 지역 언론의 사명이다. 우리는 강원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 지역 현안을 국가적 의제로 확장시키며, 동시에 지역 발전의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데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 그것이야말로 ‘강원일보다움’이며, 지난 80년을 가능케 했고,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강원일보는 강원인과 함께하는 ‘동행의 저널리즘’을 지향할 것이다. 기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디지털 뉴스 플랫폼을 강화하고,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저변을 넓혀갈 것이다. 또한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창의적 뉴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강원특별자치도의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