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춘천의 한 횡단보도에서 승용차에 치여 크게 다친 고교생의 부모가 작동하지 않은 신호등 체계에 분통을 터뜨리며 지자체와 경찰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찰·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7시48분께 춘천시 옥천동의 한 미술관 앞 횡단보도에서 A(16)군이 승용차에 치였다. 차량은 A군과 도로 옆 펜스를 들이받은 뒤 경사로를 따라 미끄러져 내려오며 쓰러진 A군의 다리를 올라탔다. 이 사고로 A군은 허리와 무릎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군 가족은 “작동하지 않은 신호등 탓에 우리 아이가 차에 치였다”며 춘천시 인터넷 민원 게시판 ‘통하는 시장실’에 사고 상황을 알렸다.
부모는 “왕복 4차선 도로에 횡단보도는 있지만 신호는 점멸등으로 깜빡이기만 했다”며 “누군가 또 이곳에서 치여야 신호등 불을 켤 거냐”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하지 않는 횡단보도는 즉시 점검해야 한다”며 “차량 통행량이 많고 학생들이 자주 오가는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운전자 B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처럼 보행자 교통사고의 위험성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도내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57명이 숨지고 1,601명이 다쳤다.
전문가들은 신호등이 고장 나거나 점멸 상태인 횡단보도의 경우에도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통행해야 한다”며 “보행자 또한 도로를 건너기 전 차량의 접근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