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속보=강원특별자치도가 호수지방정원 도비 전액 삭감, 시립미술관 건립 신청을 반려한 것에 이어 세계태권도연맹(WT)본부 건립 사업에도 도비를 편성하지 않기로 하면서 춘천시 역점 사업을 줄줄이 외면하고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도는 최근 내년도 도비 지원 사업 편성 현황을 시에 공유하며, WT본부 건립을 위해 시가 건의한 도비 20억원을 전액 미편성해 0원으로 통보했다. 지난해 WT본부 건립 사업이 정부 중앙투자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도가 “도비 지원 의사가 확고하다"고 입장을 내놨지만 1년 만에 반대 행보로 돌아선 것이다.
도는 WT 본부 건립 사업의 도비 미편성에 대해 '재원 부족'을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시는 "도비 지원은 WT와 도, 시의 협약에 담긴 사항"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앞선 호수지방정원 조성 사업비 삭감 역시 도는 "토지 보상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유를 들었지만 시는 "미보상 사유지가 전체의 3.3%에 불과하고 산림청 지정·고시가 끝났다"며 '납득 불가'로 맞서고 있다.
오히려 이번 예산 갈등은 캠프페이지 개발, 강원FC 홈경기 개최지 이전, 행정복합타운 조성 등으로 번번이 부딪힌 도와 시의 불편한 관계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또 내년 지선이 다가올수록 대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7일 춘천시민의날 기념 행사에서도 예산 갈등을 두고 신경전이 오갔다.
이날 김진태 지사는 춘천 현안의 도비 삭감이 자칫 홀대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에서 단상에 올라 '바이오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제2경춘국도, GTX-B 연장, 도청 신청사 건립' 등 도가 주도하는 춘천 사업의 추진 성과를 PT 발표하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구했다.
하지만 곧이어 축사에 나선 허영(춘천갑) 국회의원은 호수정원 도비 삭감 등을 짚으면서 "춘천의 자랑이 될 호수지방정원, 시립미술관에 도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말했다. 호수 정원은 허 의원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또 이날 도의회를 대표한 김희철 도의원은 "도비 편성은 도가 하지만 삭감하느냐 살리느냐 조리하는 것은 의원들의 몫"이라며 의회 역할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