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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발언대]농업·농촌 도약을 위한 발전방안

최종원 강릉시 이·통장연합회장

해가 가늘어지고 별이 길어지는 입동이 벌써 지났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절기는 모두에게 알맞게 주어진다. 절기(節氣)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의 변화를 나타낸 것인데, 우리나라는 사계절마다 여섯 개의 절기가 모여 24절기를 이룬다. 24절기는 해로부터 나오는 햇볕(힘) 양에 따라 나눈다. 햇볕이 가장 많을 때를 하지라고 부르고, 햇볕이 가장 적을 때를 동지라고 부른다. 햇볕은 단순한 뜨거운 열기가 아니라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고 살리고 살아가게 하는 생명력의 원천이 된다.

올해 여름 강릉은 역대급 가뭄으로 시달렸다. 거기에다 폭염까지 겹쳐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물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뭄과 폭염 속에 봉사하고 헌신하며, 사투를 벌이는 빛나는 강릉시민 의식으로 조기에 가뭄 사태가 해결 되었다. 심각한 가뭄과 폭염은 기후변화의 한 단면이다. 또 가을에 들어서면서 역대 최장 가을장마로 농업인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적응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중심의 노지 농업의 스마트화가 필요하다. 이제 가뭄과 폭염을 동반하는 기후변화는 허수가 아니라 상수로 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요 작목별 스마트영농 기술 교육 정례화하고, 주요 산지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농가 선정지원을 통해 시범농가 육성·확산, 소규모 고령농이 많은 현실을 감안하여 농가 공동체 기반의 노지 스마트농업 모델 장려가 필요하다. 가뭄·폭우 등 선제적 대응을 위한 환경 데이터 기반 관개시스템을 구축(스마트 관개·기상환경 모니터링)도 해야 하고, 기후변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용 인프라 강화(기후 전용 기반시설 설치)가 중요하다.

둘째, 기후변화 속 농업경영 안전망 강화를 위한 농작물재해보험 활성화가 절실하다. 강원지역 농작물재해보험가입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지만, 전국과 유사한 증가세이고, 피해 발생시 보험금 지급 규모도 크게 증가해 농가 경영안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가 가입률을 높이고 실효성 제고를 위해 제도적·정책적 개선과 기술적으로 보완해 종합적 추진이 필요하다. 특히, 보장 수준 상향 조정 등 보상체계 현실화를 통해 피해 발생시 농가 부담 감소(자기부담비율 인하 등), 일정 기간 피해가 없어 보험금을 타지 않으면 다음 해 보험료 할인(무사고 할인제 등 인센티브), 새로운 재해 위험에 대한 보험 상품 개발로 선택지 확대(특약 형태 보장 활용) 등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지역특화 품종·재배기술개발교육을 주도하는 전문기관이 절실하다. 이제는 법률 인정하는 강원특별자치도 차원에서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한파·폭설·집중호우·가뭄 등)가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하여 고랭지 채소나 과수 피해가 크게 발생하여, 기후변화 적응 품종개발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였다. 다양한 채소와 과수 등의 선제적·전문적인 특화작목의 품종개발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상기후에 강한 품종육성·개발하여 작목 재배시기·방법·병해충 방제 등 대응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농업·농촌의 미래는 선제적으로 기후변화에 얼마나 빨리 대응하냐에 달려 있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치열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상기후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거대한 담론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는 농산물 생산 감소를 촉발하고 더 나아가 지역소멸을 불러올 수 있다. 세계 먹거리의 근간이 대부분 농업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가장 고귀한 투자이자 선택은 기후변화 대응이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성경 욥기 말씀)”고 하였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더 유연한 농정방식과 틀을 자주 고뇌하다 보면 좋은 결실이 오리라 믿는다. 농업·농촌이 더 존중받고, 오늘보다 더 희망적인 혁신농정 구현을 위해 지혜와 혜안을 모아 주시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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