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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기자들의 해봤다]쓰레기 불법투기 단속 현장…사라진 시민의식

춘천시 쓰레기 불법투기 집중단속 동행
음식물·유리병·PET·생활폐기물 뒤섞여
단속 시작 30분 만에 과태료 대상 적발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만드는 것 중요”

◇춘천시 불법투기 단속반이 지난 16일 밤 퇴계동에서 쓰레기 무단투기 현장을 단속하고 있다. 임도혁기자

“하루 1,700톤.”

강원도 18개 시·군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생활폐기물의 무게다. 환경부에 따르면 강원도는 연간 62만톤의 생활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으며, 주민 1인당 하루 배출량은 1.5㎏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그러나 편의와 무책임이 뒤섞인 무단투기가 여전히 잇따르며 도시 곳곳의 환경을 저해하고 있다.

본보 취재진은 ‘쓰레기와의 전쟁’을 벌이는 춘천시 자원순환과 불법투기 단속반 등과 함께 현장을 확인했다.

지난 16일 밤 춘천 퇴계동 일대 음식점·원룸촌 밀집 지역. 골목길 모퉁이마다 인근 식당 상인과 자취생들이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먹고 남은 배달 음식과 얼갈이배추, 냉장육, 플라스틱, 유리병 등이 한데 나뒹굴며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춘천시 불법투기 단속반과 취재진은 지난 16일 밤 퇴계동에서 쓰레기 무단투기 현장을 확했다. 임도혁기자

취재진과 단속반은 거리로 나선 지 30분 만에 퇴계동 주택가 골목에서 오물이 흘러내리는 불법투기물을 발견했다. 단속반이 가로 30여㎝, 세로 50여㎝ 크기의 하얀색 비닐 봉투를 뜯어내고 뒤엎자 플라스틱 용기와 전자담배, 먹다 남은 음식물 등 분리되지 않은 생활쓰레기가 바닥으로 쏟아지며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주소와 이름이 적힌 택배 송장을 발견, 단속반은 이를 근거로 무단투기자를 특정해 과태료 부과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단속반이 쓰레기봉투 100여개를 파헤치며 확인한 불법투기물 상당수는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가 뒤섞인 형태였다. 특히 수분이 많은 배추나 음식물 찌꺼기가 그대로 담긴 봉투가 적지 않았는데, 악취는 물론 침출수까지 흘러나와 주변 환경을 오염시켰다.

조영배 춘천시 자원순환과 자원정책팀장은 “단속을 하다 보면 옷이 금세 더러워지거나 오물이 튀어 냄새가 배는 경우도 잦다”며 “힘든 작업이지만 지속적인 홍보와 단속을 통해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단속에서 적발된 시민은 총 2명. 이 외에도 불법투기물은 상당수 발견됐지만, 주소나 이름 등 개인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현장 정리와 수거 조치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임상열 춘천시 자원순환과장은 “무단투기는 도시환경을 해치는 행위일 뿐 아니라 행정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 홍보활동을 병행해 시민들이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시 불법투기 단속반이 지난 16일 밤 퇴계동에서 쓰레기 무단투기 현장을 단속하고 있다. 임도혁기자

춘천시 불법투기 단속반과 취재진은 지난 16일 밤 퇴계동에서 쓰레기 무단투기 현장을 확인했다. 사진은 본보 사회부 손지찬 기자의 모습. 임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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