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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공천 청탁 대가로 김건희에 이우환 화백 그림 건넨 김상민 전 검사 '무죄'…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유죄 인정

청탁금지법 '증명 부족' 판단…"김건희에 그림 전달 안됐을 가능성"
4천만원 정치자금 수수는 인정…민중기특검·김상민 쌍방항소 방침

◇김상민 전 부장검사[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 청탁 대가로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그림을 건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그림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는 취지다.

다만,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사업가 김모 씨에게 4천200만원을 불법 기부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는 유죄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9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김 전 검사의 여러 혐의 가운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4천100여만원을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1억4천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구매한 뒤 2023년 2월께 김 여사의 오빠에게 전달하면서 2024년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 됐다.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사업가 김모 씨에게 선거용 차량 대여비와 보험금 등 명목으로 4천200만원을 불법 기부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그간 김 전 검사 측은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그림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김씨가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이를 구매 대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왔다.

공천이나 공직 인사를 청탁하려는 목적은 없었으며, 김씨와는 김 여사와 무관하게 2022년 1월부터 지인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에서 친분을 이어왔다는 입장이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김 전 검사 측 주장을 뒤집을 정도의 혐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전 검사의 거래 내역상 거액의 인출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 그림 매매 당시 김 전 검사는 재산 신고의 의무가 있는 공직자였던 점 등을 근거로 제3자의 지원 없이는 1억4천만원의 현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었다고 봤다.

김 전 검사로부터 '김 여사가 그림을 받고 엄청 좋아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법정 증언한 미술품 중개업자의 진술 신빙성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법정에서 주요 증언을 번복하고 해명을 요구해도 합리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해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김진우가 그림을 받은 뒤 압수 당시까지 계속 보유했을 가능성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배제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그림을 직접 구매했고 김건희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의 범죄 증명에 실패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라고 판시했다.

재판 과정에서 그림의 위작 여부, 금품 가액 등이 쟁점이 됐는데 그러한 판단에 앞서 금품 전달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증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검사가 선거용 차량 등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됐다. 이 사건 수사가 특검팀의 수사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김 전 검사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입법 취지를 설명하며 "이 사건으로 취득한 실질 이득과 무관하게 죄책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14년간 검사로 재직한 법률 전문가"라며 "행위의 법적 의미에 관해 누구보다 잘 인식할 수 있는 입장이었는데도 제3자에게 적극 기부를 요청했다"고 질책했다.

민중기 특검팀과 김 전 검사는 모두 항소 방침을 밝혔다.

김 전 검사는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에 "불법과 왜곡으로 얼룩졌던 특검 수사에 대한 법원의 준엄한 판단"이라며 "항소심에서 유죄 부분을 다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도 "관련 법리 및 증거에 비춰 수긍하기 어렵다"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민중기 특검[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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