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2009년의 함성을 재현할 수 있을까.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5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첫 경기를 시작으로 8강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체코(5일 오후 7시), 일본(7일 오후 7시), 대만(8일 낮 12시), 호주(9일 오후 7시)와 차례로 맞붙는다. 조 1·2위만 토너먼트에 오르는 만큼 4경기 모두가 사실상 승부처다.
출발부터 마운드에 악재가 겹쳤다. 선발의 한 축이던 원태인(삼성)이 팔꿈치 통증으로 낙마했고, 강속구 자원 문동주(한화)도 어깨 문제로 빠졌다. 마무리로 기대됐던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역시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1’ 전략의 핵심이 될 자원들이 이탈하면서 투수 운용은 더욱 빡빡해졌다. WBC 1라운드는 투수 1인당 최대 65구 제한이 적용된다. 또 30구 이상을 던지면 하루 이상 휴식이 필요하다. 이에 일본전 다음 날 곧바로 낮에 열리는 대만전 일정은 불펜 관리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선 상대적 약체로 평가 받는 체코전을 비교적 부담이 적은 카드로 출발해 불펜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어지는 일본전 역시 전략이 중요하다. 일본은 한국전 선발로 좌완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를 점치고 있다. 상대가 좌완을 내세울 경우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의 역할이 커진다. 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좌투수 상대 OPS 0.9 이상을 기록할 만큼 강점을 보였다.
문제는 일본전에 ‘맞불’을 놓을지, 현실적인 선택을 할지다. 일본전에 사활을 다할 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지만 불펜 소모가 커질 경우 다음 날 낮 대만전에서 치명타로 돌아올 수 있다. 결국 분수령은 대만전이다. 일본이 조 1위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한국과 대만, 호주가 2위 자리를 다툴 가능성이 높다. 일본전에 총력전을 펼칠지, 투수를 아껴 대만전에 힘을 실을지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곽빈·더닝 카드와 류현진의 활용 방식 역시 변수다.
투수진에 비해 타선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김혜성(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거를 포함, 김도영(KIA)·안현민(kt)까지 걸출한 야수가 즐비하다. WBC는 흐름 싸움이다. 선취점이 나오면 투수 운용이 수월해지고, 수비 집중력도 올라간다. 반대로 초반 실책과 볼넷은 곧바로 부담으로 이어진다.
2009년 준우승 이후 한국은 3개의 대회 동안 토너먼트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 야구가 이번 4연전에서 다시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한국은 MLB닷컴이 3일(한국시간) 분석한 파워랭킹에서 7위에 꼽혔다. 일본은 1위, 대만은 11위에 각각 선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