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40)씨는 최근 주말 축구교실 등록을 앞두고 계산기부터 두드렸다. 주 1회 수업료에 대관료, 유니폼비, 차량비까지 한달 부담해야 하는 돈이 수십만 원 이었다. 김씨는 “예전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그냥 뛰어놀면 됐는데, 요즘은 공을 차는 것도 돈을 내야 가능하다”며 “학원비만 걱정했는데 이젠 운동까지 사교육이 됐다”고 토로했다.
학교 운동장 개방이 줄면서 아이들의 체육 활동이 사교육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축구교실과 수영장, 농구클럽 등 사설 체육교실을 찾는 아이들이 늘며 체육 활동 격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스포츠를 포함한 예체능 사교육비 지출 증가율은 8.5%로 집계됐다. 국어·영어·수학 등 일반 교과 사교육비 증가율 4.2%의 두 배 이상이다.
특히 전체 사교육비와 일반교과 사교육비가 나란히 줄어든 가운데 예체능비만 증가했다.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24년 47만4,000원에서 지난해 45만8,000원으로 3.5% 감소했고, 일반교과 역시 35만8,000원에서 33만6,000원으로 6.0% 줄었다. 반면 예체능은 11만3,000원에서 11만8,000원으로 4.1%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의 원인으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줄었다는 점이 꼽힌다. 학교 운동장이 보안과 안전, 시설 관리, 인근 주민 민원 등의 이유로 문을 닫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결국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설 체육교실을 찾고 있지만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의 선택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신체활동이 가계 지출 항목으로 들어오면서 스포츠까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갈리는 ‘체육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변화가 곧바로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가정의 아이들은 다양한 종목을 경험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운동 기회부터 줄어든다. 공부뿐 아니라 운동까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갈리는 ‘체육 양극화'가 우려된다.
이해규 후평초 교장은 “아이들에게는 마음껏 뛰어놀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학교 운동장은 세금으로 만든 공공 공간인 만큼 닫아두기보다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활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예체능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방과후 학교스포츠클럽과 예술동아리를 통한 초등학생 ‘1인 1예술·스포츠’ 활동을 연차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동수기자 messi@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