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탄광, 철도 등을 비롯 근·현대사의 유·무형 유산을 ‘우리시대 국가유산’으로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강원특별자치도 석탄산업전환지역의 문화적 가치와 관광을 비롯한 활용 가능성도 주목을 받게 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 주재 업무보고에서 “내일의 가치를 잇는 새로운 국가유산을 발굴하겠다. ‘우리시대’ 유산을 적극 발굴해 미래 지정·등록유산으로 선제적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우리시대 국가유산의 주요 사례로 탄광·철도·조선소 등 근현대 건축·산업유산 등을 꼽았다. 국가유산청은 6월 예비문화유산 대국민 공모도 한다는 방침이다.
강원지역의 경우 국내 석탄의 70%이상이 생산됐고 최대 규모였던 태백 장성광업소, 삼척 도계광업소 등이 있던 곳이다. 현재 국내 유일하게 운영 중인 탄광(경동광업소)도 삼척에 있다. 특히 강원일보와 강원특별자치도, 석탄산업전환지역 4개 시·군, 강원랜드는 올해부터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의 근간이었던 석탄산업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는 ‘세계유산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광미래유산포럼’, ‘광속탐험대’ 등을 선보이며 국가유산으로서의 석탄산업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또 이달 초에는 국민의힘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국회의원 주도로 광부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광부의 날’도 제정됐다.
다만 보다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태백 철암선탄장, 이중교, 삼척 도계 급수탑 등 산업시설 일부가 이미 국가유산 지정·관리 중이지만 탄광 자체를 지정한 경우는 없다.
반면 전남 화순군은 지난 9월 석탄 생산·보관시설 등이 남아있는 화순광업소 일대를 ‘근현대 문화 유산지구’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남도는 조만간 국가유산위원회를 열어 국가유산청에 지정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탄광 전체가 국가유산이 되는 것은 국내 처음 있는 일이다.
단순히 보존만 하는 것도 아니다. 화순군은 지난 12일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에 선정돼 120억원을 투입, 탄광 메모리얼 센터(미디어 아트센터·역사홍보관), 갱도 체험 및 광부 생활상 재현이 가능한 탄광 역사 체험존 등을 갖춘 관광단지를 조성한다. 강원자치도 역시 석탄산업 유산화 정책에 속도를 내야한다.
김태수 탄광지역활성화센터 소장은 “자칫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강원도에서 거꾸로 전남으로 탄광, 갱도 체험을 가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석탄 산업유산은 국가 책임 아래 보존·관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대체 산업도 충분히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빨리 탄광유산의 보존과 활용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