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만원짜리 의료장비 2,200여만원에 구입
【束草】속초의료원이 중고 의료장비를 시중가보다 터무니 없이 비싸게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사고 있다.
속초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2001년 4월 X선촬영기 1대를 2,200여만원에 M사로부터 납품받아 사용해 오다 최근 이상이 생겨 지난 8일 수리를 의뢰한 결과 20여년 가까이 된 제품으로 판명돼 전반적인 수리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X선촬영기 1대 가격이 2,200여만원이면 출시한 지 불과 3~4년 밖에 안된 신품에 가까우며 15년 가량(2001년 구입시점 기준)된 제품은 400여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계 종사자면 누구나 의료장비를 구입할 때 별도의 검수과정을 거쳐 3~4년 된 장비와 15년 된 장비는 충분히 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매과정에서 업체에 편의를 봐 준 의혹이 짙다고 했다.
특히 속초의료원의 구매장부에 X선촬영기에 대한 제원은 커녕 제작일자 등이 전혀 표기되지 않아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면서 공기관이 판매업자의 설명만 믿고 구매를 결정했다는 것 역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때문에 납품업체가 오래된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속여 외장만 바꿔 판매한 것인지 의료원측이 업체에 편의를 봐주며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검수절차를 소홀히 했는지에 대한 향후 조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지난 8일 수리과정에서 연식이 오래된 제품으로 확인됐음에도 강원도나 관계기관에 보고하지 않고 장비 구입당시 검수관계자를 자체 인사조치 하는데 그쳐 사실 은폐 의혹도 일고 있다.
속초의료원 관계자는 “구입 당시 촬영기기에 대한 제원 등이 표시되지 않고 관련 서류도 없어 연식이 오래된 제품인 줄 몰랐다”며 “업체에 편의를 제공하려 한 사실은 없으며 구매담당자의 실수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朴起容기자·kypark@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