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나흘앞으로 다가왔지만 사회복지시설은 역대 어느때보다 쓸쓸하게 보내게 될 전망이다. 최악의 경기침체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웃사랑의 손길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4년째 명절 쌀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강릉종합사회복지관(관장:정복현)의 경우, 예년에 비해 절반이상 추석후원 물품이 줄어들었다.
◇지역경기 침체의 직격탄 맞은 사회복지 시설들.
지난해의 경우 어려운 이웃에게 쌀보내주기 운동을 펼친 결과, 8kg 924포, 1,480여만원 상당이 모아졌으나 29일 마감을 앞둔 올해 모금성적은 8kg 432포 690여만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50%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강릉종합사회복지관 정복현관장은 “직원들이 나서 지난해에 후원해 준 기업체 등을 방문했으나 지역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했다.
강릉보육원도 지난해에 비해 후원물품이나 지원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개인이나 동호회 모임에서 찾아오는 경우는 전무한 상황이다. 심지어 몇년째 지원을 해오던 기업에서조차 올해는 경기가 너무 어렵다며 도와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전화를 해왔다.
강릉보육원 주경애사무국장은 “후원업체나 개인으로부터 IMF때보다 더 어렵다, 돈이 아예 돌지를 않는다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나마 기업 후원의 경우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도움을 주고 있지만 개인이나 동호회, 새로운 후원단체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했다.
◇늘어난 복지시설도 어려움 가중에 한몫
복지시설 관계자들은 이와같은 현상에 대해 지역경기 침체에다 복지시설이 늘어난 것도 한 이유로 꼽고 있다. 강릉시의 경우, 지난 2000년 15곳이던 사회복지시설이 2006년 56개소로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복지시설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정부가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05년 미인가시설을 신고시설로 전환했고 또 그룹홈, 주간보호센터, 가정봉사원 파견센터, 이용시설 등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강릉시에서는 이러한 사회복지시설에 예산지원 및 행정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지난 2000년에 비해 시설지원 예산이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시설 수는 늘어나 결국 어려움을 가중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시로 위문품이 들어오면 생활시설과 일반수급자를 중심으로 지원해 주고 있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많은 시설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사회복지 시설 관계자들도 “공공기업이나 단체의 명절성금은 한정이 돼 있는데 도와 줄 사회복지시설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개별적인 후원의 손길은 줄어 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회성 성금전달에서 벗어나 1년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사회복지 시설 관계자들은 명절때 일회성 성금 전달 행사에서 벗어나 사회복지시설과 기업이 결연 등을 맺어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보생명 명주지점의 경우, 다솜이 봉사단을 구성해 지난 1월부터 강릉보육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월 1회 방문해 포도농장방문, 기차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강릉평생교육정보관도 지난 3월부터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 등으로 강릉지역 방과 후 공부방 아이들에게 독서지도, 평생교육정보관 초청행사, 인형극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강릉보육원 주경애사무국장은 “일회성 성금보다는 지속적인 후원과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강릉=조상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