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정치일반

[브라보 중소기업]유니크인터네셔널(주)

"대기업에서 22억원에 기술 넘기라고 했지만 거절했죠"

대부분 성공하는 기업은 규모와 상관없이 독점적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폭넓은 시장성까지 갖고 있다면 회사가 커 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면 된다.

춘천시 동면 장학리에 위치한 유니크인터네셔널(주)도 그 중 하나인 듯했다.

심태흥 사장이 각종 한약재를 통해 만들어내는 복합천연소재가 아토피 등에 효과를 나타내면서 원재료 납품 등으로 이 회사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중소기업유관기관들의 평가이다.

그래서인지 이 회사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3∼4배 이상 늘어난 최하 15억∼20억원, 최대 3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해외 수출을 위해 오는 4월1일에는 도쿄국제박람회에 참가한다.

지난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아토피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심 사장을 만났다.

△한의사도 아니면서 그 많은 한약재를 이용해 증류추출물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부친이 강릉에서 한의원을 하실 때 제가 많이 도왔습니다.

일을 하지 않으면 용돈을 안 주셨거든요.(웃음) 그 덕분에 한약재의 명칭과 효능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됐습니다.

부친이 남겨 놓으신 처방전을 이해하고 숙성증류추출물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죠.

요즘도 제가 법제(法製·한방에서 자연 상태의 식물이나 동물, 광물 등을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 처리하는 과정)하는 것을 한의사들이 보면 전문가 솜씨라고 깜짝 놀랍니다.”

△초기에 기술 유출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숙성 증류수를 만들어 아토피에 효과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관련 제품을 만들고 싶었지만 자금이 없었어요.

그래서 당시 비누를 만드는 한 회사와 협약을 맺었습니다.

저는 원재료를 대고 그쪽에서 가공을 해 비누를 만들었고 판매도 했어요.

그런데 그 회사 사장이 저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놀라는 거예요.

다 자기가 알아서 한다면서.

그러고는 밤만 되면 저 몰래 저희 사무실로 찾아오는 겁니다.

기술을 가져가려고 했던 거지요.”

△기술을 달라면서 거래를 제안한 곳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여러 곳에서 있었죠.

한 번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에서 22억원을 준다면서 기술을 넘기라고 합디다.

고민도 했어요.

워낙 힘들었을 때니까.

결국은 거절했습니다.

저는 아토피를 앓았던 둘째딸 때문에 그 고통을 알고 아토피를 없애고 싶었는데 그들은 그저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사업을 화장품 쪽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본적으로 제가 갖고 있는 천연한약재를 이용한 증류추출물은 의약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100명이 넘는 임상실험으로 아토피에 아주 특별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몇 명의 교수들도 인정했지만 안되더군요.

그래서 이 재료로 대중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화장품을 택했습니다.

지금도 에센스에는 100%의 천연증류수만 넣습니다.

이를 아토피 환부에 2∼3회 뿌리면 효과가 나타납니다.”

최근에는 이 추출물에 대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병원 등에서 보조치료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가평의 청심국제병원 아토피클리닉센터에서 처방제로 쓰이고 있고 상지대, 강원대, 한림대 등의 연구진과도 공동 연구를 했거나 현재 진행중이다.

△‘단천옥’이라는 브랜드 명칭이 독특합니다

“제 원래 고향이 함경북도 단천군입니다.

옥(玉)이 유명한 곳이죠.

제가 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단천에서 나오는 옥을 중국에서 수입, 재가공해 판매하는 일을 했었는데 이때 ‘단천옥’이라는 상호를 썼습니다.

화장품을 만든 후에도 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천연한방’이라는 이미지에도 맞고 이 화장품에 옥도 일부 넣습니다.”

△지금까지 마케팅을 별도로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홍보를 통해 제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저는 입소문만큼 정확하고 효과적인 마케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를 찾아오는 아토피 환자들을 나을 때까지 관리를 해주다보니 이분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널리 알려져 있어요.

그러다 보니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충성고객들이 상당수됩니다.

지난해 5억원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은 이런 방식으로 판매됐습니다.

그런데 한계가 있는 건 맞습니다.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해 보려고 합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아토피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는 누구보다 제가 잘 압니다.

회사 슬로건처럼 정말로 아토피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이 꿈입니다.

사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솔직히 물건이 잘 팔려서 회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요.

하지만 찾아오는 아토피 환자들을 무료로 관리해 주는 일은 죽을 때까지 할 겁니다.”

비록 의약품은 아니지만 이를 필요로하는 사람들과 영원히 함께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그에게 ‘장인(匠人)’이 되길 바란다면 무리일까.

취재하는 동안에도 피부질환 환자들이 무료로 치료받기 위해 회사를 찾아왔다.

유병욱기자 newybu@kwnews.co.kr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