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년도 정부예산안 지각 처리 및 민생 법안 불발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 위원들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차별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민생법안을 볼모로 삼은 자유한국당이 예산 심사 지연마저 남의 탓을 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예산 심사의 발목을 잡은 것은 한국당”이라며 “3당 간사 간 협의체 구성을 두고 한국당 소속 위원장의 참여를 고집했고, 회의·속기록 공개 등 무리한 주장을 하며 수일간 심사를 지연시켰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소속 예산소위 위원들은 이날 회견에서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또 “민주당이 예결위 3당 협의를 거부하는 배경에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통과시켜주는 조건으로 우호적인 정당과 의원의 지역구 예산을 적당히 챙겨주는 '짬짜미' 수정안, 소위 뒷거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의 불법 국회봉쇄 3일 차다. 하루빨리 통과돼야 할 민식이법, 각종 민생법안이 여당의 국회봉쇄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는데 여당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이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린이 교통안전법, 유치원 3법, 데이터 3법, 국회법 등 민생개혁 법안을 필리버스터 없이 우선 처리하자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의 제안은 우리의 문제의식과 다르지 않다. 본회의 개최를 위해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취소가 선행돼야 한다. 한국당은 민생을 볼모 잡아 국회봉쇄 시도를 사과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서울=원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