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8억원 방역대응 예산 신속 집행키로
예산안 졸속 심의에다 '쪼개기 개원' 등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 30%…역대 '최악'
여야는 당장 2월 임시국회를 열어 산적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2월 임시국회 소집을 다시 모든 야당에 요청한다”며 “시급히 국회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국회의 의무”라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민생입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무엇이 실제 처리해야 할 법안인지는 철저히 따져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의 다툼과 아무 상관없는 민생·경제법안 처리가 표류하고 있다. 종착역으로 향하는 20대 국회가 마지막까지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2019년 12월10일 기준)은 30%로 17대(52%), 18대(45%), 19대(42%)에 한참 못 미친다. 초유의 사태가 잇따르는데도 난장판 국회는 계속됐다. 국민은 난장판 국회의 현주소를 똑똑히 알고 있다. 임의기구(4+1 협의체)의 예산안·법안 졸속 심의, '떴다방식'의 '국회 쪼개기 개원', 예산부수법안 없는 예산안 의결 등 수없이 터져 나왔던 코미디 같은 국회의 웃지 못할 행태는 국민을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그간 민생법안 무시 행태는 더욱 심각하다. '주 52시간제' 보완 입법을 게을리해 '계도기간 1년6개월'의 땜질 대책을 불렀고, 4차 산업혁명 가속화에 필수적인 '데이터 3법'은 사소한 이견을 핑계로 무산시켰다. '일자리 보고' 역할을 해낼 서비스산업발전법안은 논의가 실종된 가운데 '타다 금지법' 같은 규제법안을 양산했다. 지금 국내외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전파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ew Coronavirus·'우한 폐렴')가 전 세계를 덮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인접 국가는 물론이고 미국, 캐나다, 네팔,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등의 국가에서도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다.
사망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형국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8일 0시 현재 사망자가 106명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도 그 여파가 밀려들 조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우한 폐렴'과 관련해 “총 208억원의 방역대응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선제 방역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여야가 임시국회를 열어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진정 민생을 내세운다면 조건 없이 2월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 그리고 선거구 획정도 하루빨리 결말내야 한다. 꼼수와 편법이 뒤죽박죽 뒤섞여 명분마저 사라진 누더기 선거법이 이대로 처리된다면 우리 헌정사에 최악의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은 불 보듯 하다. 여야가 서로 발목잡기에 나선다면 4월 총선에서 국민적 심판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여야는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 관련 법안 처리는 물론 선거구 획정과 더불어 과감한 개혁 공천으로 정당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고민하고 정책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