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장동·성남FC 후원 의혹'을 해명한 데 대해 "판사 앞에 가서 얘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면서 "이 대표 말처럼 다 조작이고 증거가 하나도 없다면 대한민국 판사 누구라도 100% 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영장심사는) 여러 가지 사법 리스크를 일거에 조기에 해소할 좋은 기회일 텐데 그걸 마다하고 특권 뒤에 숨으려는 이유를 국민은 궁금해하실 것"이라며 "누구나 다 '방탄'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지난 16일 이 대표에게 배임 및 수뢰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국회의원인 이 대표는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이 있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열 수 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보고를 하루 앞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에서 패배했고, 검사를 하던 분이 대통령이 됐고, 무도한 새로운 상황이 벌어졌다"며 "사건은 바뀐 것이 없는데 대통령과 검사가 바뀌니 판단이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남FC 사건은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이 됐다가 대통령 선거 후 재수사가 이뤄졌고, 갑자기 구속할 중대 사건으로 바뀌었다"며 "대장동도 마찬가지다. 이게 2018년까지 벌어진 일인데 그동안 박근혜 정부도 저를 탈탈 털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누가 '이재명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이라고 하더라. 주어에 이재명이 거의 없다"며 "판사를 설득하기 위한 영장이 아니라 대국민 선전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국민의힘 성명서 같은 내용"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하고 싶은 일은 이런 것일 거다.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서, 영장 심사가 끝난 후에 구치소에 갇혀서 대기하는 모습, 또는 수갑을 찬 이재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법치를 빙자한,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이 돼 가는 폭력의 시대"라며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말씀이 점점 험해지는 것 말고는 새로운 얘기가 없는 것 같다"며 "영장 청구서를 자세히 읽어보시면 그런 말은 안 나올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