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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대통령 탄핵의 문학적 고찰

대통령 탄핵은 한 사회의 집단적 가치와 갈등, 희망을 드러내는 사회적 드라마이자 문학적 소재로 주목할 만하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말 속에는 권위의 몰락이라는 의미 이외에도 새 변화를 향한 열망 등이 동시에 존재한다. 특히 최고 권력자의 지위에 있던 인물이 신뢰를 잃고 추락하는 과정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드라마틱한 서사의 정점이다.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중 하나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서 오이디푸스는 진실을 추구하다 결국 자신의 죄를 인식하고 두 눈을 찔러 장님이 되는 벌을 스스로에게 내리며 몰락의 길을 택한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서 리어왕은 막내딸 코델리아의 진심과 다른 딸들의 아첨을 구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파국을 맞는다. 대통령 탄핵도 이와 같은 비극적 구조를 따른다. 권력의 오만과 부패는 개인의 비극일 뿐 아니라 공동체의 균열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는 개인적 몰락의 서사와 함께 집단적 각성의 서사로 이어지고, 문학적으로 개인의 탐욕과 몰락, 그리고 공동체에 의한 희망의 회복이라는 이중적 주제로 표출된다. ▼탄핵은 또한 군중의 모습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문학작품에서 군중은 흔히 혁명의 주체로 묘사되지만, 혁명의 대오를 뒤흔드는 또 다른 주체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기도 한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 사회적 부조리에 저항하며 정의와 희망의 상징이 된 군중이 오히려 질서를 위협하거나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양가적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과 유사하다. 이는 군중의 태도가 사회 발전과 퇴보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문학은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인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여는 창(窓)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죄를 짓다가 몰락하는 ‘맥베스’의 비극적 서사처럼, 폭정과 기행을 일삼다 측근들에게 배신당해 칼을 맞고 쓰러지는 ‘칼리굴라’의 이야기처럼 최고 지도자의 몰락을 보여준 반면교사의 예는 늘 문학 속에 존재해 왔다. 단지 배움이 없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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