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80만
사회일반

13년 키운 산양삼 하루아침에 도난...피해 '속출'

최근 5년간 현장검거 2건·경찰 인계 1건…신고 포기 속출
산림청 “CCTV 설치, 울타리 등 임가 보조사업 홍보 강화”

◇13년 키운 산양삼이 도난 피해로 뿌리째 뜯긴 모습. 사진=조동환씨 제공

홍천에서 산양삼밭을 일구고 있는 조동환(69)씨는 최근 3,000여평에서 13년간 키워온 삼을 도둑맞았다.

산양삼 2만여뿌리가 사라졌다고 주장한 조씨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한데 범인은 두달째 잡히지 않고 있다”며 허탈해 했다.

인제 남면에서 장뇌삼을 재배하는 김모(50)씨도 가을만 되면 속앓이를 한다. 그는 “가을 산행철이 되면 등산객에 의해 도난 피해를 당해 매번 신고하지만 범인이 붙잡힌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임업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집계된 산양삼 절도 건수는 308건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홍천이 11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횡성과 평창이 각각 10건, 9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현장 검거는 전국적으로 2건, 입건은 1건에 그쳤다.

외진 산림지대 특성상 CCTV가 없어 물증 확보가 쉽지 않아 수사 진척도 더디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접수된 3건의 산양삼 도난 신고와 관련 조사를 벌였지만 도굴 흔적을 멧돼지가 파헤친 자국처럼 위장하는 경우도 많아 수사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에 산림청은 전국 산양삼 임가를 대상으로 감시시설 보조사업(폐쇄 회로 텔레비전, 울타리 등)을 홍보하고 안내할 계획이다.

한국임업진흥원 역시 도난 발생 시 대응 매뉴얼 보급, 경찰과의 단속 협조 체계 강화, 관계 기관과의 수사·처벌 강화 협의 등 현장 중심의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임업진흥원 관계자는 “방범장비 지원 확대와 순찰 강화,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임가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3일 찾은 홍천의 산양삼 밭. 등산객 도굴과 멧돼지 피해를 입은 자리에 다시 삼을 심어 재배하는 임업인들. 사진=고은기자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