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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1,500원 넘보는 환율에 한은, 기준금리 연 2.5%로 동결…의결문에 '금리인하 가능성' 삭제

"한국 경제 폭망? 과도한 얘기…국내에 달러 풍부, 문제는 안 팔아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 사라져…6명 중 5명은 "3개월 뒤 동결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1.15 사진=연합뉴스

1,500원을 넘보는 환율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5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고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를 삭제했다.

금리까지 낮추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환율이 치솟을 가능성을 우려한 결정으로 향후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고환율의 영향으로 수입 물가가 들썩이면서 안정 목표(2%)를 웃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정부 대책 등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르는 서울 집값 역시 한은이 금리 인하를 피한 이유로 추정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환율이 지난 연말 40원 이상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1,400원대 중후반 수준으로 높아져 상당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당연히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펀더멘털 외에 수급 요인도 상당 정도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초 환율 상승분과 관련, "4분의 3 정도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었다"며 "나머지 4분의 1 정도는 우리만의 요인(수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해외 투자 물량도 줄여주고 있다"며 "대기업들도 해외에서 외환을 갖고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들은 환율이 일정 수준으로 내려가면 대규모로 달러를 사는 상황을 반복했다"며 "올해 1월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자금은 지난해 10~11월과 유사하거나 큰 폭으로 나가고 있다"고 비교했다.

그는 "지난 연말 수급 안정화 정책이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단정하지는 않고, 우리 약점을 확인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관련, "환율이 중요한 결정 이유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1.15 사진=연합뉴스

앞서 금통위는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었고, 바로 다음 달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네 차례 회의 중 2·5월 두 차례 인하로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 등에 경제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통화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 맞춘 결과다.

하지만 금통위는 하반기 들어 인하 행렬을 멈추고 7·8·10·11월 잇달아 금리를 묶었고, 새해 첫 회의까지 5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작년 7월 10일 이후 다음 달 회의(2월 26일) 전까지 최소 약 7개월간 금리가 2.5%로 고정된 셈이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네 차례 회의 중 2·5월 두 차례 인하로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 등에 경제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통화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 맞춘 결과다.

하지만 금통위는 하반기 들어 인하 행렬을 멈추고 7·8·10·11월 잇달아 금리를 묶었고, 새해 첫 회의까지 5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작년 7월 10일 이후 다음 달 회의(2월 26일) 전까지 최소 약 7개월간 금리가 2.5%로 고정된 셈이다.

금통위는 이날 동결 배경으로 "물가상승률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은 개선세를 이어가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위험)도 지속되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1.15 사진=연합뉴스

금리 장기 동결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불안한 원/달러 환율이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3.50∼3.75%)을 크게 밑돌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낮)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또 3.8원 올라 1,477.5원에 이르렀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22∼23일 이틀 연속 1,480원을 웃돌아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하고 국민연금도 환 헤지(위험 분산)에 나서면서 1,440원대까지 급락했다가, 새해 들어 '서학개미' 등의 해외주식 투자가 다시 늘고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팔면서 10일 연속 뛰어 다시 1,500원을 넘보고 있다.

"최근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맞지 않는다"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구두 개입으로 이날 새벽 외환 시장에서 환율은 일단 1,460원대로 떨어졌지만, 굳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원화 가치 절하를 부추길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 앞서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이 가장 큰 문제로, 지금 시점에서 금리를 낮추면 환율이 다시 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31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는 작년 대비 2.1% 상승했다.

환율과 함께 계속 오르는 소비자물가 추세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17.57·2020년=100)는 1년 전보다 2.3% 올라 9월(2.1%)·10월(2.4%)·11월(2.4%)에 이어 넉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특히 석유류(6.1%)·수입 쇠고기(8.0%) 등의 상승 폭이 컸는데, 높은 환율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동결을 예상한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환율이 여전히 높고, 이 환율 때문에 높아진 수입 물가의 영향 등으로 물가가 아직 안 잡혔다고 보는 금통위원이 다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10·15 등 정부 부동산 대책과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집값 오름세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를 일단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금융시장 안정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직전 주보다 0.18%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48주 연속 상승세다.

◇정부가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한은이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 전망을 근거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인 1.8%로 올린 만큼, 올해 상반기 정도까지는 한은이 '경기 부양용 금리 인하' 압박에서 벗어나 경제·금융 지표를 확인할 여유가 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금리 인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소장은 "올해 성장률 반등의 상당 부분이 기저효과 때문인데, 반도체가 계속 엄청난 호조를 이어가지 못하면 하반기부터 '경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금리 인하 여론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3분기 정도 한은이 올해 한 차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이미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주기)이 끝났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연내 지속적으로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가, 하반기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격차가 좁혀지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적)으로 변하면서 인상 시그널(신호)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경기 회복이 일부 산업·계층에 편중된 'K자형(양극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대부분의 전문가는 연내 한은이 경기 위축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도 지난 5일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부문 간 격차가 큰 'K자형 회복' 때문에 체감 경기와 괴리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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