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라는 이중 방역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강릉에서는 ASF가 발생해 2만여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하는 초강경 조치가 이뤄졌고, 이어 원주에서는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방역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축산업과 지역경제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당국은 현 상황을 단순한 일시적 유행병으로 치부하지 말고 전면적이고 선제적인 방역 체계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ASF와 AI는 모두 전염성과 폐사율이 매우 높은 질병으로, 한 번 발생하면 축산 농가와 지역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특히 이번에는 ASF 발생 이후 불과 며칠 만에 AI까지 확인된 만큼, 지역 내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신속하고 빈틈없는 대응이 필요하다. 원주시는 AI 발생 직후 중방교 원주천 일대를 긴급 소독하고, 인근 전업농가의 달걀과 닭의 이동을 3주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더불어 철새도래지 출입 통제와 축산차량 거점소독시설 운영 강화 등 전방위 조치를 취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초기 대처가 ‘지속 가능한’ 체계로 뿌리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AI와 ASF 사태를 단기적 대응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철새의 이동 경로,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 축산 농가의 방역 취약지대를 고려한 중장기적 차원의 방역 전략이 시급하다. 특히 철새도래지 인근 농가에 대해서는 사육 형태, 방역시설, 출입 통제 수준 등을 전수조사하고,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해 방역 예산과 인력을 우선 배치해야 한다.
또한 ASF 발생 농가에 대한 살처분 조치와 역학 관련 농장의 정밀검사는 질병 확산 차단의 핵심 과정이다. 강릉시의 경우 2차 정밀검사가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며, 역학농가에 대한 임상검사를 주 1회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더 나아가 해당 농가와 관련 시설에 대한 장기적인 추적 관리와 재발 방지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자칫 형식적인 검사나 일회성 방역 조치에 그칠 경우, 지역 전체로의 확산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축산업이 강원특별자치도의 주요 산업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배가된다. 최근 한파로 인해 축사 내외부의 방역 활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각 농가는 경각심을 갖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자세로 출입 차량 통제, 소독 강화, 외부인 출입 금지 등을 실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