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며 랄라랄라 즐거웁게 춤추자.” 짝짓기 게임은 동요 ‘둥글게 둥글게’를 부르며 진행한다. 노래가 끝나고 진행자가 외친 숫자에 맞춰 짝을 지어야만 성공이다. 글로벌 히트작인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짝짓기 게임이 중요한 이벤트로 등장했다. 그리고 게임의 끝은 잔혹했다. 짝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사살됐다. ▼‘광역 행정통합’이라는 초대형 이슈가 연일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경남이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광역 행정통합, 기초지자체 행정통합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대부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결렬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전국 모든 권역이 큰 틀에서 통합에 합의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대한 원초적 위기감과 ‘뭉쳐야 산다’는 생각이 행정통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을 것이다. 통합은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됐다. 더욱이 정부가 연 5조원씩 최대 20조원의 재정 지원과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시 우선권 부여를 약속하며 너도나도 통합에 올인하고 있다. ▼짝짓기 게임은 경쾌한 리듬, 청아한 음색의 배경음악인 ‘둥글게 둥글게’가 무색하게 사실 룰 자체가 왕따를 만드는 놀이다. 반드시 짝을 찾지 못하는 누군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행정통합도 본래 의도와 다르게 마치 짝짓기 게임처럼 흐르고 있다. 광역시가 없어 애초에 통합 자체가 불가능한 강원, 제주, 전북 3특 지역과 충북의 경우 그 어떤 지원책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5극 외 지역은 짝짓기 게임의 탈락자로 내몰린다. ▼다음 주 국회에서 통합특별법이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은 2024년 발의된 이후 아직 첫 관문인 행정안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선입선출 원칙조차 어긴 새치기 통과가 현실화된다면 강원도민의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5극 3특을 모두 아우르는 묘수가 나오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