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욕이냐, 악몽의 재연이냐. 원주DB프로미가 봄농구 첫 관문에서 부산KCC와 다시 마주한다.
지난 8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KCC를 109대101로 꺾고 3위(33승21패)를 확정한 DB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6위 KCC(28승26패)와 5전3선승제 시리즈를 치른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3승3패. 순위표만 보면 DB가 앞서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DB로선 썩 반갑지 않은 상대다. KCC는 올 시즌 내내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기대만큼 치고 올라오지 못했지만, 전력만 놓고 보면 여전히 우승권 체급으로 평가받는다. 허훈과 허웅, 송교창, 최준용, 숀 롱까지 버티는 라인업은 이름값만으로도 위압감이 있다. 시즌 막판 들어 주축들이 다시 돌아오며 힘을 모으기 시작한 점도 DB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그렇다고 DB가 밀릴 이유는 없다. 오히려 최근 흐름만 보면 DB 쪽 분위기가 더 좋다. 시즌 막판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채 정규리그를 마쳤고, 최종전에서는 KCC를 직접 꺾으며 기분 좋게 3위를 확정했다. 당시 헨리 엘런슨은 39점 20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다. 이선 알바노 역시 경기 조율과 공격 전개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시리즈를 앞둔 DB의 자신감을 키웠다.
이번 시리즈는 자연스럽게 ‘허웅 더비’로도 관심을 모은다. 허웅은 DB 전신인 원주 동부 시절부터 팀의 상징 같은 선수였다. 이제는 KCC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상대한다. 원주 팬들에겐 감정이 얽힐 수밖에 없는 매치업이지만, 결국 승부를 가를 건 감상이 아니라 경기력이다. 허웅 한 명만 막아선 해결되지 않는다. 허훈-허웅으로 이어지는 KCC 백코트의 동시 폭발을 얼마나 제어하느냐가 DB 수비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DB에겐 아직 재작년 기억이 남아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DB는 2024년 4강 플레이오프에서 KCC에 1승3패로 밀려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에도 정규리그 성적만 보면 DB 쪽 기대가 컸지만, 막상 단기전에서는 KCC의 경험과 집중력이 더 매섭게 작동했다. 순위만 믿고 들어갔다간 같은 장면이 되풀이될 수 있다.
한편 원주DB 헨리 엘런슨은 9일 대활약을 인정받아 KBL 6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