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기고

[확대경]한 컷, 그리고 한 표

읽어주는 뉴스

심상만 사진작가·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

수십년,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봤다. 수많은 찰나의 순간들이 뷰파인더를 스쳐 지나갔고, 그중 일부는 필름에, 또 메모리 카드에 영원히 남아 있다. 사진작가의 일은 결국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피사체를 프레임 안에 담을 것인가, 어떤 빛의 각도를 포착할 것인가, 그리고 언제 셔터를 누를 것인가. 이 무수한 선택의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6월 3일, 우리는 또 다른 의미의 ‘선택’을 앞두고 있다. 이번 선거는 우리의 일상과 가장 맞닿아 있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자리다.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세상을 들여다보듯, 우리는 유권자로서 우리 동네의 미래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선택해야 한다.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초점(Focus)을 맞추는 일이다.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은 피사체의 본질을 흐리게 만든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공약과 그들의 자질에 정확히 초점을 맞춰야 한다. 화려한 수사나 일시적인 감정에 흔들려 초점을 잃는다면, 흐릿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하나의 훌륭한 사진이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질 때가 있다.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알린 ‘네이팜탄 소녀’ 사진이나,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이한열 열사의 사진이 그러하다. 단 한 컷의 사진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것이다.

우리가 행사하는 ‘한 표’ 역시 이와 같은 무게를 지닌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유권자는 평등하게 한 표를 행사한다. 이 한 표들이 모여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고, 나아가 국가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내가 던진 한 표가 당장 세상을 뒤집어놓지는 못할지라도, 그 한 표가 모여 만들어내는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필름 카메라 시절, 촬영을 마치고 암실에서 사진을 현상하는 시간은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내가 의도한 대로 빛이 담겼는지, 초점은 정확한지, 인화지 위로 서서히 떠오르는 상을 보며 숨을 죽이곤 했다.

투표가 끝난 후 개표를 지켜보는 유권자의 마음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우리가 선택한 결과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우리가 그린 지역의 미래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게 된다. 하지만 현상된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필름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듯 선거 결과 역시 우리가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음을 기약하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철학처럼 찰나의 순간은 반드시 존재한다. 즉 모든 상황에는 결정적 순간이 있는 것이다. 6월 3일 투표소의 기표소 안에서 도장을 쥐고 있는 그 짧은 순간이 바로 우리 지역의 미래를 정하는 ‘결정적 순간’이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데는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 가벼운 손가락의 움직임이 영원히 남을 한 컷의 역사를 만들어낸다. 투표 역시 마찬가지다. 투표소로 향하는 발걸음, 기표용지에 도장을 찍는 작은 행위가 모여 우리 삶의 터전을 변화시키는 거대한 동력이 된다.

나는 이번 6.3 지방선거가 우리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는 훌륭한 ‘한 컷’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한 컷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각자의 뷰파인더를 들고 투표소로 향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당신의 소중한 ‘한 표’가 바로 우리 동네의 내일을 찍는 가장 완벽한 ‘한 컷’이 될 것이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