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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지방공기업, 빚더미로 청산도 힘들다

'채무 273억원' 춘천도시공사 해체 위해 인사발령까지 냈지만

채무 승계 탓 절차 중단 상태 … 연간 이자만 월 1억원 규모

춘천시는 지난해부터 산하 지방공기업인 춘천도시공사를 청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공사(公社)를 해체하고 이전의 시설관리공단에 시 직영의 공영개발사업소를 만들 계획이다. 사업소는 이미 지난해 말 공무원들의 발령까지 낸 상태이다. 하지만 '청산' 절차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동안 공사가 진 273억원에 이르는 '채무 변제'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기존 채무를 앞으로 만들 시설공단이나 시 직영 개발사업소가 승계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지적했다. 춘천도시공사는 지난 2011년 기존에 있던 시설관리공단과 도시개발공사를 통합, 120여명의 임직원으로 출범했다. 주차장이나 체육관 등 시설 관리뿐 아니라 LH처럼 도시개발 업무까지 벌였다.

춘천시 학곡지구와 온의2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었다. 종합운동장이나 화장장 등 공공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해당 토지를 개발한 뒤 용도를 올려 민간에 분양,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구조다.

하지만 오투리조트나 알펜시아리조트 때처럼 '분양'이 문제였다. 결국 공사는 학곡지구 사업을 위해 100억원, 온의2지구는 173억원을 은행이나 도 지역개발기금에서 연 4% 안팎의 금리로 자금을 빌려왔다. 연간 이자만 월 1억원 규모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분양 사정이 크게 나아질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학곡지구는 당초 계획했던 법조타운이 안돼 아직 기반 조성도 못했고, 온의2지구는 12필지 중 5필지 1만여㎡ 땅이 2년 넘게 팔리지 않고 있다.

도내에서는 이미 도 지방공기업인 도개발공사의 알펜시아리조트 태백시 관광개발공사의 오투리조트 미분양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알펜시아 채무만 9040억원 오투리조트는 4403억원에 이른다 홍형득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행정자치부 지방공기업혁신단 위원)는 지방공기업의 재정건전성을 위해 자율성은 부여하되 무분별한 사업확장이나 방만경영 낙하산 인사 주인의식 결여 고비용의 인력구조 등은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류재일·홍현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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